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 60만 명 우기 맞아 재앙적 참사 위험

입력 2018-03-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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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 60만 명 우기 맞아 재앙적 참사 위험
벌거숭이 구릉 지대 난민촌, 4월 집중호우에 진흙 사태, 홍수, 침수 우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방글라데시 동남단의 구릉지에 형성된 난민촌에 집단 거주하는 로힝야족 난민 60여만 명이 이르면 내달 시작되는 우기를 맞아 산사태, 홍수, 침수 등으로 인해 재앙적인 참사를 맞을 위험에 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공식 지명이 콕스 바자르인 이곳은 로힝야족이 미얀마 군부의 '인종청소'를 피해 지난해 여름부터 대거 밀려들기 전만 해도 코끼리떼가 어슬렁거리는 삼림지대였으나 난민들이 수만 명씩 쏟아지는 바람에 수개월 만에 나무를 찾아보기 힘든 황무지로 변했다.
난민들이 나무를 베어낸 자리엔 하수로가 파이고 대나무와 타르방수포로 얼기설기 엮은 텐트촌이 들어섰다. 난민들은 땔감용으로 더 많은 나무를 베어냈고 심지어 뿌리까지 캐는 바람에 빗물이 언덕을 타고 내릴 때 함께 흙을 잡아줄 풀 포기 하나 없이 벌거벗은 상태다.
한국의 태풍에 해당하는 사이클론이 아니더라도, 집중호우가 내리면 언덕배기 텐트와 주민들이 진흙 사태에 함께 쓸려 내려가고 저지대 난민촌은 순식간에 수로의 범람에 잠기거나 진흙더미에 묻히게 될 위험이 있다.
우기가 본격 시작하기 전, 땅이 아직 메말라 있을 때 내리는 비는 특히 진흙 사태를 일으킬 위험이 크다. 뜨거워진 바람이 위로 올라가면서 바짝 마른 흙 구름을 일으키다가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면서 호우가 쏟아지면 다른 곳에선 열기를 식혀주는 반가운 비이지만, 이 지역 난민촌에선 재앙을 부르는 것일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동남부는 이 나라에서 가장 강우량이 많은 곳으로 연평균 3.6m에 이른다. 더운 공기는 더 많은 습기를 품고 있다가 한꺼번에 대지로 쏟아붓는다.
우기엔 또 땅을 파고 만든 간이 화장실이 넘쳐서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병의 유행 위험도 커진다.
이에 따라 유엔은 지난달 기술자들을 보내 막힌 하수로를 정비하고 땔감 대용으로 압축 왕겨를 공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방글라데시 정부와 유엔은 가장 위험한 지경에 처한 난민 10만 명을 다른 곳으로 옮길 준비를 하는 한편 나머지 난민들에 대해선 대나무와 타르방수포, 그리고 텐트 쪽으로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모래주머니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y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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