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 연방제 검토한다면 지금 같은 문제 겪지 않을 것"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스페인에서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반역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스위스식 연방제를 제안했다.
그는 14일(현지시간) 스위스 공영 RTS 인터뷰에서 "스페인 정부가 스위스 같은 연방제를 제안한다면 카탈루냐를 납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6개 칸톤(州)으로 이뤄진 스위스는 각 주가 상당한 수준의 자치권을 누리고 있다. 외국인이 귀화 신청을 하면 지역 주민으로 이뤄진 위원회가 심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을 정도다.
푸지데몬은 "스페인 정부가 연방 국가라면 지금과 같은 문제를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10월 27일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을 상대로 독립을 선포한 직후 벨기에로 도피했다.
푸지데몬은 인터뷰에서 스페인이 지금과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면 카탈루냐에서는 분리독립 움직임이 또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12월 카탈루냐 조기 선거에서 분리독립파가 다시 승리하면서 차기 수반 후보로 추대된 푸지데몬은 최근 수반직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독립추진단체 카탈란국민회의(ANC) 대표를 지냈고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호르디 산체스를 차기 수반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푸지데몬이 다시 수반이 되면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박탈하겠다며 강경한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푸지데몬도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방제 발언도 스페인 정부와의 갈등을 피하면서 자치권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이지만 스페인 정부가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
푸지데몬은 이번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인권영화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스위스 정부는 그의 방문과 관련한 성명에서 스페인 시민으로서 푸지데몬은 솅겐 지역을 자유롭게 여행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카탈루냐 문제는 스페인 내부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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