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과거와 다른 접근법 필요, 회담 잘 안되면 긴장악화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5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합의와 관련해 "최고위급에서 관여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매우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윤 전 대표는 지난 2일 은퇴 이후 처음으로 CNN 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그것(북미정상회담 합의)은 위대한 성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대표는 "그들(북한)은 지금 핵무기와 미국의 모든 주(州)를 정말로 위협할 수 있는 운반 체계를 갖고 있다"면서 "과거와는 다르다. 그래서 다른 관심과 초점, 접근법을 필요로 한다"고 언급,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이고 극적인 합의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내가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될 것으로 희망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우리가 가야 할 지점에 관한 큰 틀의 밑그림을 그리고, 특정한 원칙에 합의하며, 절차를 시작하기로 합의하는 일"이라면서 "아무런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행정부 안에서도 다른 견해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하나의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 목소리는 대통령의 말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경질되고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후임으로 발탁된 것과 관련해서는 "폼페이오 국장과 그의 사람들이 백악관, 대통령과 매우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생각한다"며 '폼페이오호' 국무부가 백악관과 이견 없이 공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틸러슨 장관은 '최대 압박과 관여'라는 우리 정책에서 관여에도 상당한 비중이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다"며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온 데에는 틸러슨의 공도 크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표는 "대통령이 북한의 지도자에게 속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을 향한 적대적인 의도가 없고 단지 비핵화를 추구할 뿐이라는 사실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윤 전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이 나쁘게 끝날 경우 오히려 한반도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회담이 잘되지 않으면 그것(한반도 긴장 악화)도 하나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윤 전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수락 결정 이후 유엔에 파견된 북한 외교관들에게 연락해 '이 기회를 잡으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윤 전 대표는 "그들에게 수감자들(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 시민권자 3명)을 풀어줘 가족과 다시 만나게 해주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자체로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도 전해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전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할 경우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할 마음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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