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 반도체 대기업 퀄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동 덕택에 적대적 인수합병(M&A)에서 벗어나자마자 또다시 매각 위기에 놓이게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이하 현지시간) 퀄컴 전(前) 회장이자 창업주 2세인 폴 제이컵스가 최근 글로벌 투자사 몇 곳에 접근해 퀄컴 인수를 제안했다고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투자사 중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도 포함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퀄컴은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제동으로 싱가포르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의 M&A 표적에서 벗어난 직후 또다시 매각 가능성에 직면하게 됐다.
퀄컴은 지난해부터 브로드컴의 M&A 시도를 방어해오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브로드컴에 금지 명령을 내린 덕에 한숨 돌렸던 상황이다.
제이컵스 전 회장은 퀄컴 내부에서 브로드컴에 반대하는 기류가 거세지던 때인 지난 9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곧이어 그는 퀄컴 이사회에 자신이 회사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제이컵스 전 회장은 소프트뱅크 손 회장과 개인적 인연이 있으며, 양측이 손을 잡은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소프트뱅크 또한 외국 기업을 견제하려는 미 당국의 감시를 받을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퀄컴은 5세대 이동통신(5G) 분야에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에 맞설 최대 경쟁자 중 하나로 부상하면서 각국 반도체 기업들의 인수 타깃이 되고 있다.
퀄컴 몸값은 890억 달러(95조4천억 원) 정도로, M&A 사상 최대 규모의 매물로 꼽힌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