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m이상 고도서 '툭하면' 추락 中전투기,이젠 안정적 비행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공군의 전투기 성능이 빠르게 향상돼 군사적 갈등 관계인 인도에 잠재적 위협으로 부상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공식 웹사이트에 '젠(殲·J)-10'과 'J-11' 전투기가 눈 덮인 산맥 위를 자유롭게 비행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제 'AL-31F' 엔진을 장착한 이들 전투기는 중국의 3세대 다목적 전투기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영상이 중국 전투기의 획기적인 성능 향상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이전에 중국 전투기들은 해발 3천m 이상의 고도에서 비행 능력을 잃고 추락하기 일쑤였다. 2015년 9월에는 선양(瀋陽) 군구에 속한 J-10 전투기가 3천350m 고도에서 비행하다가 추락하기도 했다.
해발 3천m 이상의 고도에서는 기압이 낮아 전투기의 비행을 어렵게 한다. 더구나 산악지형에서는 기류의 변화가 심해 자칫 잘못하면 추락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전투기뿐 아니라 132명의 군 병력을 실을 수 있는 수송기 '윈(運·Y)-9', 전투폭격기 'JH-7' 등이 훈련에 참가해 산악지형의 높은 고도에서 날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편대의 안정적인 비행은 중국 군용기 엔진의 성능 향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는 인도에 대한 중국군의 전투력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인도 사이에는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히말라야 산맥이 자리 잡고 있어 전투기 출격을 어렵게 했다. 그런데 이번에 드러난 것처럼 중국 전투기가 산악지형의 높은 고도에서 비행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인도를 공격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이번 동영상은 중국군 전투기가 복잡한 지형에서의 비행 안정성을 높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또한 중국군이 서부 전선에서 공군 전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했음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비행 훈련이 이뤄진 곳은 인도와 국경을 맞댄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 등을 관할하는 중국군 서부 전구(戰區)이다.
홍콩의 군사 전문가 렁?렁은 "엔진 성능 문제가 해결된 이상 중국 군용기는 고산 지역에서 이륙과 착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인도군의 방어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천500㎞에 이르는 국경을 마주하는 인도와 중국은 국경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다. 지난해에는 인도, 중국, 부탄 등 3개국 국경이 만나는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에서 인도군과 중국군 수천 명이 73일간 무장 대치하기도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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