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그리스·에스토니아…달성 예상된 폴란드·루마니아 실패
가파른 경제성장이 GDP 대비 2% 목표도달에 새 장애물로 등장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의 모든 회원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 지출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에 새로운 장애물이 생기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15일(현지시간) 대부분 유럽 동맹들의 국방비 증액이 강한 경제회복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공개된 나토 자료를 토대로 작년 기준으로 영국과 그리스, 에스토니아 3개국만 목표를 충족했고 애초 달성이 예상됐던 폴란드와 루마니아는 가파른 경제성장 때문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방위비 증액을 우선과제로 삼고 유럽이 방위비를 충분히 분담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거듭해왔다.
그는 지난해 5월 나토 본부 준공식 연설에서 2024년까지 국방비를 GDP 대비 2% 수준으로 올리기로 한 약속을 지키도록 거듭 요구했지만, 나토 조약 5조(집단안보 원칙)에는 철저히 침묵하면서 유럽동맹들을 압박했다.
나토는 오는 8월 정상회의까지 국방비 증액 사안에서 진전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나토 관리들은 국방비 증액은 단지 미국의 요구를 맞추고 대서양 양안 관계 약화를 막는 차원뿐만 아니라 점증하는 위협, 특히 러시아로부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동맹들을 독려하고 있다.
국방 투자중단으로 격차가 생겼는데 오직 지출 증액만이 더 공격적인 러시아 정부에 직면해 억지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문은 전체적으로는 유럽의 국방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독일이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국방비 지출을 6% 가까이 늘린 데 따른 영향이 컸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독일의 국방비 지출은 GDP 대비 1.24%로 여전히 2%를 밑돈다.
신문은 대다수 유럽동맹이 포스트-냉전 시대의 감소에서 돌아섰지만, 서유럽 주요 경제권에서 국방비 증가 속도는 느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실질 국방비 지출 기준으로 프랑스는 1.43%, 이탈리아는 1.68% 각각 증가했지만 영국은 0.12% 감소했다.
신문은 중소형 경제권에선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면서 일례로 스페인은 18.25% 증가한 반면 벨기에는 0.73% 감소해 국방비가 여전히 GDP 대비 1% 미만이라고 소개했다.
벨기에 관리는 앞으로 몇 개월 내 있을 계약들이 국방비 지출을 늘릴 것이라면서도 GDP 대비 2%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액하려면 새 정부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역량을 증대하고 더 많은 부담을 짊어지기 위해선 서유럽 대규모 경제국들이 국방비를 증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미 관리들은 말해왔다.
지난달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나토 29개 회원국 가운데 8개 회원국이 올해 목표를 올해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지난 몇 년 새 처음으로 3개년 연속 증가를 봤다"며 유럽동맹들의 증액 노력을 강조했다.
WSJ는 하지만 강력한 경제성장은 국방비 지출을 추가로 증액하지 않는 한 일부 국가들이 목표를 맞추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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