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한공연 리뷰…첼리스트와 깜짝 듀엣곡 부르기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지난 15일 저녁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소프라노 다니엘 드 니스(39)의 첫 내한 공연은 왜 그에게 '오페라계 비욘세'란 애칭이 붙는지를 증명하는 자리였다.
그는 이국적인 외모와 장르와 시대를 넘나드는 유연한 가창력, 넘치는 끼로 무대를 장악했다.
1부에서는 모차르트를 중심으로 한 정통 오페라 아리아를, 2부에는 번스타인을 중심으로 한 뮤지컬 무대를 선보임으로써 다채로운 음색과 매력을 자랑했다. 1·2부에서 각각 클래식한 소매가 강조된 붉은 빛 드레스, 발목까지 오는 가죽 소재의 푸른색 드레스를 입어 상반된 분위기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깨끗한 목소리나 콜로라투라(화려한 기교와 고음)적 기량을 내뿜는 소프라노는 아니었다. 대신 시종 사랑스러운 연기와 세련된 자세, 밝은 에너지로 객석을 흡인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이 같은 무대 매너로 영국 지상파 ITV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대중 스타부터 오페라 스타까지'(Popstar to Operastar)에서 사회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이번 공연에서도 뮤지컬 곡을 선보인 2부가 더 큰 객석의 호응을 얻었다.
번스타인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중 '아이 필 프리티'(I feel pretty)를 부를 땐 귀여운 소녀 느낌을 표현하다가도 그다음 곡인 뮤지컬 '쇼 보트'의 '내 남자를 사랑할 수밖에'에서는 블루스적인 느낌을 한껏 살려내며 성숙함을 보여줬다.
장일범 음악평론가는 "1부에서는 음이 다소 부정확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2부 레퍼토리 소화 능력이 훌륭했다"며 "현대적인 감성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대중 친화적인 무대를 펼쳤다. "제목을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아는 곡일 것"이라고 설명한 앙코르곡은 오페라 '카르멘'의 '하바네라'와 안드레아 보첼리와 사라 브라이트만의 듀엣곡 '타임 투 세이 굿바이'였다.
특히 마지막 듀엣곡에서는 뒤에서 반주하던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의 첼로 주자가 무대로 나와 남성 파트를 부르는 '깜짝 광경'을 연출하며 즐거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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