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미니애폴리스 "FIFA 요구 감당 못 해" 자진 포기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캐나다·멕시코, 북중미 3개국이 2026년 월드컵 공동 개최를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던 미국 주요 도시 2곳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요구 조건을 감당할 수 없다"며 참여 의향을 자진 철회했다.
15일(현지시간) ABC방송과 스포츠전문 ESPN 등에 따르면 미국 축구연맹(USSF) 본부 소재지인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시 당국은 월드컵 입찰 서류 마감 시한을 앞두고 "FIFA가 일방적인 요구를 하면서 개최 추진에 필요한 최소한의 보증조차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26 월드컵 경기 유치전에서 스스로 발을 뺐다.
매슈 맥그래스 시카고 시장실 대변인은 "FIFA는 시카고 납세자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미지수들에 대해 기본적인 수준의 확신도 주지 못했다"며 "융통성 없고 타협을 꺼리는 그들을 상대로 더 노력을 쏟는 것은 시카고 시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 시 당국도 "비용 한도액 추산 등에 대한 질문에 FIFA가 답을 주지 않았다"면서 결국 규모를 알 수 없는 재정적 부담이 의향 철회를 결정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은 캐나다 밴쿠버 시가 "스위스 조세조약에 따른 면세 조치 등 FIFA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가 개최 후보 도시에서 배제됐다"고 밝힌 데 잇따라 나왔다.
밴쿠버 시가 속한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리사 비어 관광부 장관은 "소요 경비도 알 수 없고, 납세자들이 떠안을 위험도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16일 FIFA에 제출될 월드컵 입찰 서류에는 미국 17개 도시 포함 북미 23개 도시가 이름을 올렸다.
애초 미국 32개 도시, 캐나다 6개 도시, 멕시코 3개 도시 등 모두 41개 도시가 유치전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후보에 오른 미국 17개 도시는 텍사스 주 알링턴·애틀랜타·볼티모어·신시내티·덴버·뉴저지 주 이스트 루더포드·매사추세츠 주 팍스보로·휴스턴·캘리포니아 주 잉글우드 또는 패서디나·미주리 주 캔자스시티·메릴랜드 주 랜도버·마이애미·테네시 주 내슈빌·플로리다 주 올랜도·필라델피아·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시애틀 등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애리조나 주 글렌데일·라스베이거스·솔트레이크시티·플로리다 주 탬파 등은 빠졌다.
캐나다에서는 앨버타 주 에드먼턴·몬트리올·토론토, 멕시코에서는 과달라하라,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등이 명단에 들었다.
북중미 3개국 연합은 FIFA에 최종 16개 도시 선택을 맡겼다.
2026년 월드컵 개최권을 놓고 북중미 3개국 연합과 아프리카 모로코가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6월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서 열리는 제68회 FIFA 총회에서 207개 회원국이 투표로 개최지를 결정하게 된다.
2026년 월드컵부터는 본선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늘어나며, 북미 3개국 연합이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면 미국에서는 8강전 이후 모든 경기 포함 총 60경기가 진행된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는 10경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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