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속영장' 고심하는 문무일…검찰 이르면 오늘 결단

입력 2018-03-18 09:03   수정 2018-03-18 14:36

'MB 구속영장' 고심하는 문무일…검찰 이르면 오늘 결단
'사안 중대·증거인멸 우려·공범 형평' 청구 관측 우세
전직 대통령 동시구속 부담…지검 수사팀은 청구에 무게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뇌물수수·횡령 등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문 총장은 이르면 18일, 늦어도 주 초반까지 이 전 대통령 영장 청구 문제를 둘러싼 결단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문 총장은 지난 16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 중간 수사 결과를 정식으로 보고받았다.
수사팀은 지난 14일 소환된 이 전 대통령의 주요 진술 내용,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각종 증거관계, 법리적 쟁점 등을 문 총장에게 보고했다.
보고에는 이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과 구속영장 청구 없이 불구속 수사해 기소하는 방안의 장·단점을 각각 분석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내부에서는 전직 대통령 사건이라는 정치적 특수성을 고려해도 수뢰 혐의액만 110억원대에 달해 사안이 중대한 점, 피의자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해 관계자 회유나 말 맞추기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 등을 이유로 원칙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결정은 총장께서 하시는 것"이라며 "(문 총장이) 어떤 결론을 내려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문 총장은 윤 지검장의 보고를 받은 16일 이후 외부 접촉을 자제하면서 이 전 대통령 신병처리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6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신병처리 방향 등에 대한 질문에 "충실히 살펴보고 결정하겠다"라고 답변했다.
법조계에서는 문 총장이 이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일단 무게가 실린다.
무엇보다 이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에서 '대북공작' 명목으로 받은 10만달러를 제외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해 다른 공범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MB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앞서 국정원 특활비 4억원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뇌물수수 사건의 '주범', 김 전 기획관을 '종범(방조범)'으로 규정한 상태다.
또 다스 관계사 횡령·배임 등 혐의로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인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과 이영배 금강 대표도 나란히 구속기소 됐다.
다만 이 전 대통령까지 구속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해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연달아 영어의 몸이 된다는 점, 이미 상당한 수사가 이뤄져 이 전 대통령의 혐의 부인에도 불구속 상태로 수사 및 재판을 받는 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는 점이 문 총장이 결단을 내리는 데 고려 요소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문 총장이 6월 지방선거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전 대통령 신병처리 고민을 조속히 매듭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검찰 내부에서는 문 총장이 아무리 늦어도 이번 주 초반까지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이 주말까지 고민하고 월요일쯤에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검찰의 통상적인 업무 기준으로 봤을 때 이 전 대통령에게 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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