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조작 여파 한달새 9.4%P↓…5개월만에 30%대로 내려앉아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재무성 문서조작 파문의 직격탄을 받아 급전직하하고 있다.
지지통신이 지난 9~12일 실시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한 달 전에 비해 9.4%포인트 하락한 39.3%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한 달 전보다 8.5%포인트 증가한 40.4%였다.
이 통신의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온 것, 그리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지지율을 상회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사학스캔들'의 한 축인 모리토모(森友)학원에 대한 국유지 특혜 매각 의혹과 관련한 재무성의 결재서류 조작 문제가 아베 정권을 강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한 달 전에 비해 6%포인트 하락한 48%로, 산케이신문의 같은 기간 조사에서도 6%포인트 하락한 45%로 집계됐다.
재무성의 문서조작 문제와 관련해 야권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퇴진을 요구하며 아베 정권을 압박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쥐어가는 모양새다.
반면 아베 총리는 속속 사실로 드러나는 국유지 매각 특혜 의혹에 대한 방어에 급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가 올해 들어 중점 과제로 내걸었던 헌법 개정을 위한 국회 논의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올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로 총리 3연임을 노리는 아베 총리의 목표가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을 연령별로 보면 10~40대에서는 지지 쪽이 높은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많았다.
청장년층에 비해 고령자층에서 반(反) 아베 현상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달리 적당한 인물이 없다'가 19.4%로 가장 많았다. '총리를 신뢰해서'(8.8%), '총리의 리더십 때문에'(8.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가 25.2%로 가장 많았다. '기대를 가질 수 없다'(17.3%), '정책이 형편없어서'(14.1%) 등이 뒤를 이었다.
정당별 지지율은 자민당이 25.2%로 여전히 가장 높았으나 전달보다 3.3%포인트 감소하는 등 문서조작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입헌민주당은 1.1%포인트 증가한 5.3%로 나타났다. 이어 연립여당인 공명당 2.9%, 공산당 2.6%, 민진당 1.2%, 희망의당 0.5% 등의 순이었다. 58.3%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이날 야권은 재무성이 문서조작을 할 당시 이재국장을 맡았던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 장관의 국회 증언을 전제로 국회 보이콧을 철회했다.
오타 미쓰루(太田充) 재무성 이재국장은 중의원 재무금융위 답변에서 "(문서조작이 이뤄질 당시) 국회 답변을 주로 한 인물이 사가와씨였던 만큼 관여 정도가 컸다"며 "그가 문서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오타 국장은 이런 사실을 파악한 시기나 사가와 전 장관에 의한 조작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사가와 전 장관의 국회 심문 일정에 대해 야권은 내주 개최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권은 올 회계연도(올 4월~내년 3월) 예산 관련 법안 심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협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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