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뚫었는데…명암 갈리는 오디션 출신 아이돌

입력 2018-03-18 11:00  

치열한 경쟁 뚫었는데…명암 갈리는 오디션 출신 아이돌
'고공행진' 워너원·'데뷔 임박' 유앤비…JBJ는 해체 수순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오디션 프로그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아이돌 그룹의 명암이 엇갈린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의 워너원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JBJ는 멤버들의 각 소속사와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간판을 내리게 됐다. 심지어 JTBC '믹스나인' 데뷔조로 뽑힌 연습생들은 프로그램이 끝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데뷔 소식이 요원하다.



◇'반짝 인기' 끌었지만…뚜껑 열어보니 아쉽네
2016년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1은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I.O.I)를 시작으로 숱한 팀을 파생시켰다.
김세정·강미나·김나영이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의 첫 번째 걸그룹 구구단으로 데뷔했고, 임나영·주결경은 프리스틴에, 김도연·최유정은 위키미키에 몸을 담았다. 청하는 솔로 가수로 성공을 거뒀으며 전소미, 김소혜는 개인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오아이에서 독립한 팀 가운데 청하만이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을 뿐, 나머지 팀은 대부분 음원차트 100위권에 안착하지 못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을 달군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 프로젝트 그룹의 향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워너원은 '괴물신인'이라 불리며 연말 시상식 신인상을 휩쓸었고, 데뷔 앨범과 리패키지 앨범의 총 판매량이 100만장을 돌파하는 등 최고의 2017년을 보냈다. 오는 19일 컴백을 앞두고 두 번째 미니앨범 선주문량도 70만장을 돌파했다. 워너원의 활동 종료일은 12월이지만, 연장 요청이 많아 앨범 제작사 CJ E&M과 매니지먼트사 YMC엔터테인먼트도 고심 중이다.
반면 JBJ는 오는 4월 30일 해체를 앞뒀다. 지난해 10월 미니앨범 '판타지'(Fantasy)로 활동을 개시한 지 불과 7개월 만의 해체다. 팬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JBJ는 지난 16일 팬카페에 글을 올려 "오는 4월 17일 멤버들의 마음을 담은 신곡을 통해 팬들께 인사드릴 예정이다. 더불어 4월에는 국내 콘서트를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 JBJ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레인즈의 활동 기한은 오는 10월까지인데, 워너원 만큼의 폭발력은 내지 못하고 있다.



◇'더유닛'·'스트레이 키즈' 출신 팀 데뷔 임박…'믹스나인'은?
지난겨울 방송가에서는 KBS 2TV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더유닛'과 JTBC '믹스나인', 엠넷 '스트레이 키즈'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더유닛'의 경우 '착한 오디션'을 지향, 초반 긴장감 부족한 전개로 시청자가 일부 이탈했지만 소나무 의진, 유키스 준 등 실력자들이 나오면서 화제를 모았다. 9인조 남성그룹 '유앤비', 9인조 여성그룹 '유닛티'가 탄생한 마지막회 시청률은 3.5%-3.5%를 기록했다.
유앤비는 4월 7일 데뷔를 예고했으며 17일에는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편에 출연한다. 이어 4월에는 일본, 태국, 홍콩, 싱가포르, 중국을 돌며 본격적인 '리부팅'에 나선다.



JYP엔터테인먼트와 엠넷이 손잡고 선발한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오는 26일 데뷔 앨범 '아이 엠 낫'(I am NOT)을 발표한다. 이들의 자작곡이 수록된 믹스테이프는 1월 20일 기준 미국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2위를 기록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와 달리 비슷한 시기 방송된 '믹스나인' 팀의 데뷔는 감감무소식이다. '믹스나인'은 '프듀'를 연출한 한동철 PD와 YG엔터테인먼트가 손잡아 눈길을 끌었지만, 프로그램이 종영한 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그룹명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YG 양현석 대표는 데뷔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항의가 이어지자 지난 16일 인스타그램에 "상생. 꼭 이뤄내야죠. 노력하겠습니다. 기다려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섰다.



◇가요계 "화제성은 잠깐일 뿐…경쟁력 키워야"
업계에서는 결국 콘텐츠가 승부를 가른다고 입을 모은다. 방송 출연으로 이슈의 중심에 서는 건 순간일 뿐이란 얘기다. 실제로 과거 엠넷 '슈퍼스타K', SBS 'K팝 스타', KBS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MBC '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숱한 우승자가 배출됐다. 그러나 꾸준히 사랑받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
음반 홍보전문회사 HNSHQ의 김교식 대표는 "방송의 화제성이 강할수록 휘발성도 높아진다. 반짝인기를 끌더라도 그만큼 이미지 소모가 크다는 뜻"이라며 "인기 있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 해도 유효기간은 길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음악 소비층에게 '이 사람 음악은 들어봐야지'라는 신뢰를 주는 팀이 살아남는다"며 "콘텐츠 없이 화제성만 등에 업고 우후죽순 데뷔한다면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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