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관련, '김정은 메시지' 스웨덴 측 전달 가능성
북·스웨덴, 이틀째 회담…언론 "리용호, 18일까지 체류연장"
"북 비핵화 의지 확인"…억류 미국인 석방 논의 여부 주목
(스톡홀름=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교장관은 16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이틀째 비공식 외교장관 회담에 착수했다.
양측은 전날에 이어 이날 회담에서도 북한에서 미국과 캐나다, 호주 국민의 보호권한을 가진 스웨덴의 영사 책임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초청을 수락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과, 북한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스웨덴은 그동안 북한에서 미국 정부를 대신해 미국의 이익을 대표해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스웨덴은 북한과 국제사회간 관계개선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이날 오전 8시께 총리 집무실에서 리 외무상의 예방을 받고 30분간 면담했다.
스웨덴 정부는 뢰벤 총리와 리 외무상의 면담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리 외무상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뢰벤 총리에 전달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뢰벤 총리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수락 의사를 밝히기 직전인 지난주초 워싱턴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어 한반도 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리 외무상에게 전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뒷받침하듯 뢰벤 총리는 이날 낮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스웨덴 중재자 역할론'을 거듭 밝혔다.
뢰벤 총리는 회견에서 "(한반도 문제 협상의) 주인공은 북한과 남한, 미국과 중국, 일본이지만 우리가 이 과정에 어떤 (합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쉽게 하는 것을 돕는 중재자를 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과 협상을 진행중인 발스트롬 외교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대화가 필요하고, 우리는 이 회담을 하게 돼 기쁘다"면서 "(대화를 성공시키기 위해) 우리의 역할과 접촉선을 어떤 식으로든 사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하는 것은 당사자들"이라고 강조, 스웨덴의 중재역할을 역설했다.
한편, 당초 이날까지 스웨덴에 머물 예정이었던 리 외무상 일행은 체류 일정을 늘려 오는 18일까지 머물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리 외무상 일행은 세계적인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측과도 접촉할 것으로 전해졌다.
비핵화와 군축문제 전문기관인 SIPRI는 리 외무상과의 면담이 성사되면 북한이 한국 정부의 대북특사단을 통해 언급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구체적인 비핵화 방식에 대해서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 외교부는 이날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뒤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회담 결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의 의제로 스웨덴 외교부가 언급한 북한 내 스웨덴의 영사책임 문제와 관련,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의 석방문제가 논의됐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일부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과의 신뢰구축 방안의 하나로 억류 미국인 석방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스웨덴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석방 때도 미국 정부를 대신해 나서 북한과 협상을 벌였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뢰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와 관련해 스웨덴 정부에 감사의 뜻을 표한 바 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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