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회복 보람된 일…취임 초 소통 애로는 아쉬워"
총재 덕목으로 거시경제·금융시장 식견 꼽아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지난 4년 재임 기간 보람된 일로는 지난해부터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를 보면 이 총재는 총재 재임 기간 중 보람된 일을 꼽아달라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2014년 4월부터 한은을 이끌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의 연임 결정으로 4년 더 한은 총재를 맡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중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고 작년 11월 캐나다, 올해 2월 스위스 등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점도 보람 있는 일로 꼽았다.
아쉬움으로는 취임 초기 소통에 애로를 겪었다는 점을 들었다.
이 총재는 "당시 우리 경제가 잠재 성장률 수준을 상회하는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기준금리 방향을 언급했다"며 "세월호 참사 등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경제 흐름이 기존 전망을 크게 벗어남에 따라 2014년 8월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정책 결정이 시그널과 달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를 연임시킨 배경에 대해서는 "한은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임명권자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한은 총재가 지녀야 할 덕목으로도 역시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적절치 않아 보인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경험·식견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은의 독립성에 대해서는 "그간 법적 측면뿐 아니라 관행 면에서도 강화됐다"며 "다른 중앙은행과 견줘 봐도 중립성 보장은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연임을 반대하는 한은 노조 성명과 관련해서는 "노조와의 소통 기회를 확대해 의견에 귀 기울이며 서로 상생하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은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정부인사의 금통위원회 회의 열석발언권(제91조), 금통위 의결에 대한 기획재정부 장관의 재의요구권(제92조) 등을 들며 "통화신용정책의 중립성·자율성을 높이고 정책 수립·집행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법 목적 규정에 물가 안정 외에 고용안정, 적정 인구수 유지를 명시하자는 방안을 두고는 "통화신용정책으로 고용안정과 적정 인구수 유지를 도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라며 "이를 중앙은행의 책무로 부과할 경우 정책 수행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법 개정을 통해 기재부, 한은, 금융위원회, 예금보험공사, 민간 금융감독기구 등이 참여하는 '금융안정협의회'와 같은 기구를 설치하자는 방안에 대해서는 "금융·경제현상이 복잡해지고 부문 간 상호 연계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융안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관기관 간 공식 협의체의 구성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고 했다.
한은이 우선순위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 통화신용정책 완화 기조 유지 ▲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시장 안정 도모 ▲ 가계부채 누증으로 인한 금융 불균형 확대에 유의하고 정부 등과 협조 강화를 들었다.
한은 소관 업무 중 우선순위로는 ▲ 디지털 금융혁신이 금융·경제에 미칠 영향 연구 강화 ▲ 차세대 한은 금융망(2020년 가동 목표) 구축 사업 추진 ▲ 가계부채 통계 정보 확충 ▲ 빅데이터 활용도 제고 등을 꼽았다.
조직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직원 개인이 전문성을 키워 중앙은행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조직 및 인사를 운영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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