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령 지브롤터가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해 본토와 같은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만약 스페인의 거부권 행사로 브렉시트에서 제외되거나 전환(이행) 기간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지브롤터에서 거주하거나 일하는 스페인과 유럽연합(EU) 주민들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조지프 가르시아 지브롤터 부행정수반은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해 EU가 스페인에 부여한 거부권은 비합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베리아 반도 남단에 있는 지브롤터는 1713년 영국령이 된 이래 스페인의 영토반환 요구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여의도 80% 크기의 면적에 3만명이 거주하는 지브롤터는 외교·국방을 뺀 전부를 자치정부가 결정하는 영국령이다.
EU는 지난해 4월 브렉시트 협상 관련 가이드라인에 '스페인의 승인 없이는 영국령 지브롤터에 대한 어떤 합의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었다.
가르시아 부행정수반은 "영국 변호사들과 상담 결과 해당 조항은 비합법적이며, 만약 스페인이 그 조항에 의거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우리는 문제를 법원으로 들고갈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브렉시트나 전환기간 적용에서 지브롤터가 제외될 경우 지브롤터 자치정부는 지브롤터에 살거나 일하는 EU 주민들은 물론 스페인에서 매일 건너오는 1만3천명의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페인 노동자들의 연금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영국과 스페인, 지브롤터는 지난 2006년 3자 회담을 통해 1969년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 총통이 국경을 폐쇄하기 전까지 지브롤터에서 일하던 스페인 주민 6천여명의 연금을 영국이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가르시아 부행정수반은 "영국이 지금까지 이들 노동자에 대한 연금을 지급해왔는데, 지금 일하는 이들에 대한 연금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브롤터는 영국과 스페인의 공동 통치 여부를 묻는 2012년 투표에서 유권자 1만8천명 가운데 187명만 찬성했다.
반면 2016년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는 지브롤터 주민 96%가 EU 잔류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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