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섬유업체 전 회장 징역 1년6월…법원 "시장공정성·거래안정성 해쳐"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시세조종 세력과 결탁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코스닥 상장사 대주주와 범행을 도운 브로커 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 6단독 남기주 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나노섬유업체 A사 전 회장 김모(47)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주식 브로커 박모(57)씨와 이모(58)씨에게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이들의 의뢰를 받고 범행에 가담한 시세조종꾼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 또 다른 시세조종꾼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김씨는 2013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브로커 박씨와 이씨를 통해 시세조종을 의뢰하고 A사의 주가를 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시세조종 세력들은 이 기간 고가매수·허수매수 등의 주문을 내는 방법으로 A사의 주가를 끌어올린 대가로 김씨로부터 총 5억 원을 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2013년 10월께 A사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업자로부터 약 25억∼30억 원가량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은 김씨는 담보로 맡긴 주식의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범행을 꾀했다.
반대매매는 담보 주식이 일정 가격 아래로 떨어질 경우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대주주 입장에선 반대매매 물량이 나오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쳐 손실을 볼 수 있기에 주가 부양에 나선 것이다.
다만 김씨는 주가를 띄운 뒤 주식을 처분해 차익을 실현하는 범행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검찰은 미실현 이익이 24억 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남 판사는 "피고인들이 공모해 반복적으로 주가를 조작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규모도 작다고 볼 수 없고 행위 역시 증권시장의 공정성과 거래 안정성을 해친다"고 질타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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