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비용으로 감동의 개·폐회식 무대 연출…흥행에도 성공
북한 참가로 평화패럴림픽 구현…수송·숙박·접근성도 양호
(평창=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1988년 서울 하계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안방에서 치른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성공적인 대회'라는 평가 속에 열흘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이번 평창 패럴림픽에는 역대 최대인 49개국, 567명의 선수가 80개의 금메달을 놓고 강원도 평창과 정선, 강릉에서 우정의 레이스를 펼쳤다.
한 달 전 끝난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 번 대회 운영과 흥행, 기록 면에서 합격점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최근 열렸던 2014년 소치 동계패럴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패럴림픽이 준비 부족과 안전 문제 등에서 약점을 드러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평창 대회는 동계패럴림픽의 흥행 기록을 새롭게 썼다.
입장권 판매는 33만5천장을 팔아 목표량(22만장) 대비 152%의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의 판매량 21만장과 2014년 소치 대회에서 팔린 20만장을 10만장 이상 상회한 것이다. 특히 소치 대회 전체 발행량 31만6천장까지 넘어섰다.
이에 따른 입장권 수입 66억6천만원도 역대 최대 규모다.
대회 기간 4개 경기장과 평창 올림픽플라자, 강릉 올림픽파크에 총 32만여명 방문했다. 개회식 다음 날인 10일에는 9만9천명이 방문해 일일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이문태 총감독이 연출한 개폐회식 예산은 비장애인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예산 300억원의 10분의 1 수준인 30억원 수준임에도 '저비용 고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개회식 때 남북 선수의 공동 성화 봉송과 의족을 한 아이스하키 선수 한민수의 가파른 슬로프 '등반 봉송',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과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은메달 김은정의 공동 점화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개회식의 극적인 효과를 높였다.
또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은 면이 되고, 면은 둥그런 구가 되면서 차별 없이 평등한 세상을 비추는 '공존의 구'가 마침내 완성되는 공연은 장애-비장애, 이데올로기, 세대, 인종, 언어의 구별 없는 '공존'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북한이 역대 동계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참가해 '평화 올림픽'을 구현했다.
기대했던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은 한반도기에 독도 표기 문제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의 의족 선수 마유철이 한국의 시각장애 선수 최보규와 나란히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 진한 감동을 전했다.
장애인 선수와 관중 등 교통 약자의 이동·관전 편의를 위한 '접근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역대 대회 최초로 '접근성 전담팀'을 설치해 휠체어 사용 관중들을 시야가 확보되는 장소에 관람 공간을 마련했다. 또 함께 방문하는 동반자를 위한 좌석을 제공하고, KTX 역사와 수송몰, 환승주차장, 경기장, 문화행사장 등에 접근 가능한 화장실과 경사로를 설치해 불편이 없도록 했다.
또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할 수 있는 저상버스 48대와 휠체어리프트 차량 185대를 투입했다. 아울러 경기장 주변 경사로 구간에는 골프카트와 휠체어 리프트밴으로 관중을 수송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밖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 지원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자막 서비스 제공, 교통 약자를 위한 교통 앱 운영도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경기 진행 중의 기계 오작동과 시스템 장애, 자원봉사자의 훈련 부족 등은 '옥에 티'로 남았다.
12일 스노보스 크로스가 열린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는 출발장치 오작동으로 경기가 1시간 넘게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16일에는 동계패럴림픽 정보제공 사이트인 '마이인포 2018'의 일부 시스템이 호환성 장애로 먹통이 됐다가 2시간 만에 복구되기도 했다.
또한 많은 자원봉사자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관중과 선수 안내 과정에서 미숙함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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