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 '푸틴 반대' 러 망명재벌 측근 "살해됐다"

입력 2018-03-17 02:01  

영국 경찰, '푸틴 반대' 러 망명재벌 측근 "살해됐다"
"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살해 시도와 연관성은 없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영국 런던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러시아 출신 사업가 니콜라이 글루슈코프는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부검 결과 글루슈코프가 목이 눌려 죽음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살인사건으로 전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글루슈코프가 숨진 채 발견되자 영국 경찰은 사망한 시간이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부검을 진행키로 했다.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영국에서 신경작용제에 노출돼 쓰러진 지 8일 만에 글루슈코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사건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찰은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는 스크리팔 부녀에 대한 살해 시도와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글루슈코프는 지난 2013년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맨 채로 숨진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측근이다.
베레조프스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올리가르히 척결 과정에서 쫓겨나 2001년부터 영국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이번에 살해된 글루슈코프는 베레조프스키의 사업 동료로, 러시아 자동차 업체 아브토바즈(AvtoVAZ)와 항공사 아에로플로트를 포함한 베레조프스키 소유 기업들을 위해 일했다.
그는 1999년 아에로플로트에서 700만 달러를 횡령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재판에 러시아에서 3년3월형을 선고받았지만, 재판 기간 중 이미 선고형량을 마쳐 석방됐다.
2010년 영국으로 망명한 그는 지난해에는 모스크바 법원의 궐석재판에서 횡령혐의로 징역 8년형을 다시 선고받았다.
러시아 당국은 중범죄자라며 수배자 명단에 올리며 송환을 추진했으나, 영국 정부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글루슈코프는 베로조프스키가 망명 후 "러시아의 모든 주요 사건, 주요 범죄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등의 신랄한 비판을 하다 숨지자 "타살로 확신한다"며 "(러시아 망명자들에게) 너무 많은 죽음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베레조프스키의 죽음을 놓고 자살과 함께 자살을 위장한 타살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으나 런던 경찰은 타살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자살로 결론 내렸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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