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눈물 쏟은 휠체어 컬링 "기도했어요, 한 번만 더 기회 달라고"

입력 2018-03-17 12:46   수정 2018-03-18 17:10

[패럴림픽] 눈물 쏟은 휠체어 컬링 "기도했어요, 한 번만 더 기회 달라고"
동메달 결정전서 캐나다에 패해 최종 4위로 대회 마감



(강릉=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휠체어 컬링 대표팀 '오벤저스'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최종 4위로 마감한 뒤 눈물을 쏟았다.
백종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세계랭킹 7위)은 17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캐나다(세계랭킹 4위)에 3-5로 패해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4위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성적이지만, 백 감독과 대표팀의 주장이자 스킵인 서순석은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백 감독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4위를 해서 아쉬운 건 아니고, 선수들이 긴장한 탓인지 그동안 내가 봐온 선수들같이 플레이를 안 해준 게 아쉽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대표팀은 예선에서 9승 2패를 거둬 전체 12개 출전팀 가운데 1위로 준결승(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노르웨이(세계랭킹 3위)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동메달 결정전에서 캐나다에 패했다.
백 감독은 "4강까지 올라와서 메달 결정전까지 할 수 있게 해준 선수들한테 매우 감사하다"며 "전체적으로 예선까지는 만족스러웠는데, 이후 잡아야 할 때 못 잡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또 준비하게 되면 더 철저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린 시절부터) 컬링을 하면서 요즘 가장 많은 사람이 알아봐 주시고 컬링에 관심을 두시는 것 같다"고 열광적으로 응원해준 국민에게 고마워했다.
백 감독은 이번 대회를 돌아보면서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는 감정을 추스르느라 1분 가까이 말을 잇지 못했다.
겨우 입을 연 백 감독은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니 아침에도 눈물이 나더라.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서 아쉽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세계선수권이든 베이징 패럴림픽이든 지금보다 더 독하게 준비해서 더 좋은 결과가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곧이어 믹스트존에 나타난 서순석은 "그동안 게임에 들어갈 때마다 '오늘도 관중이 많구나!' 싶어서 가슴이 벅찼다"며 "형님한테 '형님, 나 마음이 뜨거워'라고 했다"고 말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면서 독백하듯 말을 이어나갔다.
"그냥 조금 더 열심히 더 할 걸 하는 마음도 들고…. 아까 하느님한테 기도했어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그때는 꼭 메달 따겠다고. 그런 마음이에요."
서순석은 눈물을 훔치면서 "저 여기까지만 할게요.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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