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생존경쟁에 내몰린 예년과 다른 분위기…로버츠 감독도 류현진 '낙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미국프로야구(MLB) 시범경기에 출전하는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느낌이 예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시범경기 두 번째로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안타 7개와 볼넷 2개를 주고 5실점 해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1승 1패를 거뒀다. 5⅔이닝 동안 9점을 내줘 평균자책점이 14.29로 뛰었다.
그런데도 류현진의 표정은 어둡지 않다.
류현진은 강판 후 스포츠넷 LA와의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정말 좋다. 작년과 비교하면 불안감이 없고, 정해진 대로 공 개수를 늘리고 있다"며 "이닝 수를 많이 채우지 못해 아쉽지만, 투구 수를 늘리면서 정규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62개를 던진 류현진은 예정된 4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다음 등판에선 투구 수를 80개로 늘릴 참이다.
류현진은 또 다저 블루닷컴과의 인터뷰에선 "지난 12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한 시범경기 첫 등판 때보다 오늘 제구가 나았다"면서 "당시엔 셋 포지션부터 어려움이 많았지만, 오늘은 훨씬 나아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또 "정규리그에선 할 수 없기에 오늘 경기에서도 커브를 더 던지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스프링캠프에서 회전수를 늘린 커브를 연마해 이날도 실전에서 타자들을 상대로 자주 던졌다는 설명이다. 류현진은 새로 장착한 투심 패스트볼과 회전수를 높인 커브를 시범경기에서 점검하고 5번째 빅리그 정규시즌을 대비한다.
매 경기 성적보다도 주 무기 가다듬기에 집중할 정도로 류현진은 여유롭다.
'생존경쟁'으로 치달았던 예년 시범경기와 달리 올해엔 선발 한 자리를 확실하게 보장받은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류현진은 빅리그에 데뷔한 2013년 지난해까지 해마다 시범경기에서 선발 '수능'을 치러야 했다.
KBO리그를 평정한 '괴물'이란 사실을 첫해에 입증해야 했고, 빅리그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후에도 3선발 자리를 확실히 보전하고자 시범경기에서도 역투해야 했다.
왼쪽 어깨와 팔꿈치를 수술하고 3년 만에 돌아온 지난해 시범경기에선 그야말로 선발 자리를 놓고 브랜던 매카시, 스콧 카즈미어 등과 불꽃 튀는 경쟁 끝에 팀의 5번째 선발 투수를 꿰찼다.
늘 긴장하던 예년 이맘때와 달리 류현진은 올해엔 선발 경쟁보다 구위 점검에 집중한다.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이 일찌감치 확정된 덕분이다.
류현진은 클레이턴 커쇼∼알렉스 우드∼마에다 겐타∼리치 힐에 이어 팀의 5번째 선발 투수로 정규리그에 나설 참이다.
미국 언론은 올해 시작과 함께 이런 로테이션을 예상했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이대로 시즌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로버츠 감독은 신뢰로 류현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다저 블루닷컴은 로버츠 감독이 18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올 시즌 류현진의 낙관론을 설명하는데 일정 시간을 할애겠다고 소개했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