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가스파리니에게 발등…대한항공, 벼랑 끝 몰렸다

입력 2018-03-18 17:44  

믿었던 가스파리니에게 발등…대한항공, 벼랑 끝 몰렸다
박기원 감독 "가스파리니 컨디션 끌어올려야 승산 있다"



(대전=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외국인 주포 밋차 가스파리니에 대한 고민을 안고 벼랑 끝에서 2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1차전에서 삼성화재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역대 13차례의 남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12번이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사례를 보면 대한항공은 8%의 희박한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승부를 가른 요인은 외국인 선수였다. 삼성화재는 타이스 덜 호스트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1점으로 주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공격 성공률도 59.18%로 정규시즌 때의 54.69%를 웃돌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가스파리니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가스파리니는 18점에 공격 성공률은 31.81%에 그쳤다. 개인 범실은 양 팀에서 가장 많은 11개에 달했다.
정지석(18점)과 곽승석(17점)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세터 한선수의 토스 감각도 괜찮았던 터라 가스파리니의 부진은 더욱 아쉬웠다.
특히 1세트 부진이 뼈아팠다. 대한항공은 1세트에서 한때 10-5까지 달아났고, 세트 후반에는 23-21로 앞섰지만,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가스파리니의 활약이 조금만 더해졌다면 충분히 1세트를 잡아내고 기선 제압에 성공할 수 있었으나 가스파리니는 1세트에서 겨우 4점에 머물렀다.
가스파리니는 2세트부터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기대했던 해결사 역할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뜩이나 쌍포 싸움에서 타이스와 박철우를 보유한 삼성화재에 밀리는 상황에서 가스파리니의 부진은 대한항공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후 "수비가 된 볼에 대한 공격 성공률이 너무 낮았다"며 "이 정도의 성공률로는 삼성화재에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파리니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고, 아픈 데도 없다. 가스파리니에게 플레이오프에 맞춰서 컨디션을 조절하라고 했는데,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 감독은 "시간이 없지만, 가스파리니가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승산이 있다. 끌어올리도록 노력을 해보겠다"고 했다.
부임 후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승리를 맛본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1세트를 잡아낸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타이스가 어려운 볼을 잘 처리해줘 이길 수 있었다"며 상대 주포 가스파리니에 대해서는 "스윙이 빠르고 각이 좋은 공격수인데, 많이 때리는 코스를 분석해서 대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스파리니는 시즌 초반보다는 점프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각도를 예상하고 수비하니까 범실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신 감독은 "서브 리시브를 좀더 보완해서 2차전에서 승부를 결정짓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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