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집권연장에 러시아-서방 긴장 고조될 듯"

입력 2018-03-19 10:00  

"푸틴 집권연장에 러시아-서방 긴장 고조될 듯"
WP "외부갈등으로 차기대권 둘러싼 내홍 잠재울 것"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네 번째 집권이 확정되면서 그간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 불거진 긴장이 더 고조될 전망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는 대선 기간 푸틴 대통령이 보여준 언행에서부터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선거 운동을 하면서 개혁안이나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환상적인 새 무기를 보여주며 사람들의 경외심을 자극했고, 동시에 국영 방송은 미국과 그 동맹이 제기하는 위협을 전파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푸틴 대통령과 국영 방송의 메시지는 단 한 가지, '공격받는 러시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로 수렴됐다.
그 덕분에 승리를 거둔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도 강경한 대외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푸틴의 선거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인 옐레나 슈멜레바는 "푸틴 대통령의 태도는 현재 러시아에 가해지고 있는 압박에 대한 통합적인 대응"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불공정한 처우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견해가 있고 이는 우리의 공통된 대응"이라고 말했다.
언젠가는 도래할 '포스트-푸틴 시대'를 준비해 세력 강화를 노리는 지배 엘리트들의 이해관계를 관리하는 차원에서도 강경한 대외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집안싸움 동력을 외부를 향한 싸움의 동력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이미 다수 전문가는 국내 현안을 둘러싼 지도부 내분이 지속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서방과의 분쟁을 부추기는 데 눈을 돌릴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크렘린궁 고문 출신에서 푸틴 대통령의 저격수로 변신한 글렙 파블로프스키는 "이 같은 통치체계 파괴 때문에 국외 모험주의가 등장할 것"이라며 "해외에서 이러한 활동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강경한 어조로 제기한 스파이 암살 의혹은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을 안겨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인들은 영국에 분노했고, 투표하지 않으려던 유권자들마저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했다는 것이다.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는 러시아가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조용히 조장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6년 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자 반미 감정을 자극하는 수사를 한층 강화한 경험이 있다.
신문은 당시 미 당국자들은 그것을 푸틴 대통령의 술책으로 보고 국정이 안정되면 자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헛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도 그러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교정책 분석가 블라디미르 프로로프는 "예측 불가에 의한 강압과 미치광이 해법 전략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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