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조선족 주말학교, 떠돌이 생활 마감…한국학교에 새 둥지

입력 2018-03-19 11:01   수정 2018-03-19 11:42

도쿄 조선족 주말학교, 떠돌이 생활 마감…한국학교에 새 둥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박영화 월드옥타 명예기자(도쿄) = 일본 거주 조선족 차세대에 한국어·한국사 등을 교육하는 주말학교인 샘물학교(교장 전정선)가 그동안의 떠돌이 신세를 마감하고 3월부터 동경한국학교(교장 김득영)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도쿄 신주쿠구에 소재한 동경한국학교는 한국 교육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재외국민을 위한 정규학교다. 샘물학교는 이 학교 교실 5개를 빌려 지난 10일부터 새 학기 수업을 펼치고 있다.
학생 수가 160여 명에 달하는 이 학교는 그동안 수업 공간을 확보 못 해 도쿄 인근의 주민센터를 전전해야 했다.
특히 매번 시설 사용 예약을 하다 보니 갑자기 장소가 바뀌어 학부모에게 급하게 통보를 하거나 소음 민원으로 수업을 못 하는 날도 있었다.
전정선 교장은 19일 연합뉴스에 "아이들 조잘대는 소리가 시끄러워 시설을 이용하는 다른 이들에게 민폐가 된다며 주의를 종종 받았기에 수업시간에 큰소리로 발표도 못 했고 동요도 맘껏 부르기 힘들었다"며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게 당연한 한국학교에 둥지를 틀게 돼 한시름 놓았다"며 기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학교 시설이라서 수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도 떠돌이 생활을 끝내고 안정적으로 수업할 공간이 생긴 것을 반기고 있다. 첫 수업을 참관한 학부모들은 "눈치 안 보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돼 아이들 표정이 밝아졌다"며 "선뜻 시설을 제공해준 학교와 관계자분에게 따듯한 동포애를 느낀다"고 고마워했다.
2008년에 설립된 샘물학교는 일본에서 태어난 2세들에게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조선족의 정체성도 잃지 않도록 조선족 역사 교육과 중국어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김득용 교장은 "재외국민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토요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어서 샘물학교의 어려움이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재일동포와 조선족이 어려서부터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명절행사나 축제 등을 공동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ak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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