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으로 졸업 못 한 희생자·유족에 명예졸업장 준다

입력 2018-03-19 11:35   수정 2018-03-19 11:42

4·3으로 졸업 못 한 희생자·유족에 명예졸업장 준다
제주교육청, 19일∼4월 8일 4·3교육주간…평화인권교육 프로그램 운영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4·3으로 인해 학업을 마치지 못한 희생자, 유족 등에 '명예 졸업장'이 수여된다.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2018 4·3교육주간 시작일인 19일 오전 도교육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명예 졸업장 수여를 통해 진정한 명예 회복을 이루겠다. 학교현장과 협력하면서 규칙을 마련해 졸업의 한을 풀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날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4·3으로 인해 졸업하지 못한 당시 재학생들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명예졸업은 학교 규칙에 따라 학교장이 인정할 수 있는 부분으로, 해당 학교에서 학칙을 개정해 명예 졸업장을 수여할 수 있다.
앞서 2001년에는 북촌초와 제주중, 2003년에는 의귀초에서 4·3으로 인한 폐교와 사회적 혼란 속에 졸업장을 받지 못한 당시 재학생들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 사례가 있다.



도교육청은 또한 올해 상반기 중 '교육부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 집필기준'이 확정 발표되는 가운데 지난해 말 도교육청이 마련한 4·3 집필기준안이 교과서 내용과 학습요소에 최종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주력할 방침이다.
집필기준안 핵심 방향은 '제주4·3의 역사적 위상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4·3 서술은 4·3진상보고서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평화·화해·상생·인권 가치를 드높인 사례로 특별히 기술돼야 한다' 등 세 가지다. 현재까지는 고등학교인 경우 '8·15 광복과 통일정부 수립 운동' 단원의 학습요소로 제주4·3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4·3희생자추념식에 다른 지역 교육감들을 초청해 4·3 전국화 협력을 강화한다. 또한 올해 1천명을 시작으로 앞으로 10년간 전국 교사 1만명이 평화인권교육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직무연수를 확대한다.
EBS와 연계해 4·3교육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연내 방영하도록 하고 제주교육박물관에서 4·3과 교육에 대한 기획전시회를 연다. 도외 수학여행단이 제주에서 4·3 체험을 신청하면 4·3평화재단 협조를 통해 해설사도 지원한다.
다음달 2일에는 대만 가오슝시와 교류 협약을 체결해 4·3과 대만 2·28사건에 대한 교육교류를 본격화한다. 가오슝시 방문단은 4·3 추념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교육감은 "일본(오키나와), 중국(난징 대학살), 베트남, 동티모르 등과도 교육교류를 확산해 평화와 상생, 인권의 가치가 살아있는 아시아 공동체 교육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도내 각 학교에는 추념일 당일을 '체험학습의 날'로 권장, 체험학습을 통해 4·3 가치를 공유하도록 한다. 추념식에도 학생 1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새로 위촉한 4·3유족 명예교사 37명을 중심으로 4·3 계기교육을 진행하고, 학교마다 4·3 관련 창의적 체험활동을 1시간 이상 편성해 운영한다. 지난해 개발한 4·3 초·중등 교재를 확대 보급한다.
이 교육감은 "70주년 이후 4·3은 교육과 문화로 기억되고 전승될 것"이라며 "4·3평화인권교육이 제주와 한반도, 아시아에 뿌리내려 항구적인 평화와 인권의 꽃으로 피어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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