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새 연쇄 폭발 잇달아…인종범죄 가능성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연쇄 소포 폭발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 주(州) 주도 오스틴에서 18일 밤(현지시간) 또 폭발 사건이 일어나 주민 2명이 부상했다고 CNN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오스틴 경찰과 우체국에 따르면 이날 저녁 오스틴 남서부 돈송 드라이브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크게 다친 20대 남성 2명이 병원에 후송됐다. 부상자들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응급 구조대와 경찰이 출동했으며, 소포 폭탄이 터진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폭발은 오스틴 경찰이 이례적으로 연쇄 폭탄 사건 용의자에게 공개 자수를 권유하고, 용의자 정보 제공 현상금을 11만5천 달러(1억2천300만 원)까지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폭발 사건이 발생한 인근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고 주민에게 권고했다.
오스틴에서는 지난 주말까지 세계 최대 음악축제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행사가 열렸다.
전날 저녁 SXSW의 한 이벤트로 열릴 예정이던 밴드 '루츠'의 공연이 폭발 위협 때문에 취소되기도 했다.
오스틴에서 일어난 폭발 사건은 지난 2일 이후 보름 사이 모두 4건이다.
지난 2일 오스틴 남부에서 소포 폭탄이 터져 39세 남성이 사망했고 지난 12일에는 가까운 주택가에서 소포 폭탄이 연달아 터져 17세 흑인 학생이 숨지고 다른 주민 2명이 부상했다.
숨진 피해자들이 오스틴 지역의 흑인 커뮤니티 지도자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로 알려지면서,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인종주의 또는 증오 범죄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소포 폭탄 피해자는 전부 흑인 또는 히스패닉계 주민이다.
폭발물이 든 소포는 우체국 배달망이나 UPS, 페덱스 같은 대형 택배업체를 통하지 않고 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틴 경찰은 소포 폭탄에는 뚜껑을 열면 터지도록 조작된 파이프 형태 폭발물이 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동일 인물이 폭탄을 제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수사에는 연방수사국(FBI)과 담배·주류·총기류 단속국(ATF)도 뛰어든 상태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