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집 낸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더는 조롱받는 악기 아냐"

입력 2018-03-19 13:49   수정 2018-03-19 16:47

9집 낸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더는 조롱받는 악기 아냐"
현과 현의 대화 담은 '듀오' 발표…"비올리스트보다는 음악가로 불리고파"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그 어느 때보다 비올라의 미래가 밝습니다. 기량이 뛰어난 비올리스트들이 많아졌고 비올라를 위해 작곡된 곡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비올라는 더는 놀림을 당하거나 조롱받는 악기가 아닙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중간 음역 소리를 내는 비올라의 특성상 고음은 화려한 선율의 바이올린에 밀리고, 저음은 묵직한 첼로에 묻힌다.
이 때문에 음악계에는 "바이올린을 도둑맞지 않으려면 비올라 케이스에 넣어두면 된다"는 식의 '비올라 개그'가 숱하게 많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국내 음악계에서 비올라라는 악기의 '승급'에 큰 역할을 한 연주자다. 그는 비올리스트로서 두 차례 그래미상 후보로 지명됐고 미국 출신 클래식 음악가에게 최고의 영예인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도 받았다.
그는 최근 9집 앨범 '듀오'도 발매했다. 비올리스트가 9장의 음반을 낸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몇 안 되는 비올리스트지만, 그는 '비올라' 그 자체보다 늘 '음악'에 더 방점을 찍고 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19일 서울 광화문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저는 비올라를 연주하고 사랑하지만 비올리스트보다 음악가(뮤지션)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음악은 나누는 것"이란 음악관을 알려왔다.
"비올라로 음악계를 제패하겠다는 생각 같은 건 갖고 있지 않아요.(웃음) 제가 마라톤을 뛰는 것을 좋아하는데,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서 결승선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이 마라톤 주자를 얼싸안고 눈물 흘리는 모습 같은 걸 보는 게 좋아요. 그들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거든요. 음악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칭송받거나 인정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유하고 나누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이런 소통과 공감을 중시하는 태도는 그의 성장 배경과도 연관이 있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그는 6·25전쟁 때 고아가 돼 미국으로 입양된 장애인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미국인 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함께한 MBC 다큐멘터리 '안녕?! 오케스트라' 등으로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클래식 음악가 중 하나로 거듭나게 됐다.
그는 "여러 아름답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음악을 통해 나누는 게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번 9집 앨범 주제는 현과 현의 대화를 담은 '듀오'다. 첼리스트 문태국과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비올리스트 이수민과 함께 비올라를 중심으로 한 듀오 레퍼토리를 담았다.
그는 "솔로 연주는 배우가 무대에서 펼치는 모노드라마나 독백 연기에 비유할 수 있다"며 "그러나 드라마 대부분은 최소한 두 명 이상이 소통하고 교감하는 내용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이어 "듀오 연주는 등장인물이 두 명이라 캐릭터를 깊이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할보르센의 '파사칼리아',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2중주, 호프마이스터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2중주, 베토벤의 비올라와 첼로를 위한 2중주곡 등을 이번 앨범에 담았다.
오는 3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음악회에서도 이번 앨범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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