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채용 공정성 바로 세워야…공직 공공성 회복 최우선"(종합)

입력 2018-03-19 16:45   수정 2018-03-19 16:55

文대통령 "채용 공정성 바로 세워야…공직 공공성 회복 최우선"(종합)

정부혁신전략회의서 언급…"부정합격자 면직하고 억울한 사람 구제해야"
"부패 막는 데서 혁신 시작"…"성폭력 피해 근절도 시대적 과제"
"국민 수준 높은데 정치·행정 수준 떨어져…개혁할수록 국민 기대 높아져"
"법령·행정용어 쉽게 써야…공직문화 확 바뀌어야"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채용 비리에 있어 적어도 성적이나 순위가 조작돼 부정하게 합격한 사람들은 채용을 취소하거나 면직하고 그 때문에 순위가 바뀌어 억울하게 불합격한 사람들은 구제해야 한다"며 "그것이 채용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바로 세우는 출발"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정부혁신전략회의에서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 진정으로 국민의 공복이 되는 공직문화를 바로 세우는 게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정부혁신의 근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채용 비리에 대해 엄단을 직접 지시하면서 청와대가 부정 합격한 것으로 확인된 강원랜드 226명 전원을 직권면직한다고 발표한 지 나흘 만에 나왔다. 이는 강원랜드뿐 아니라 여타 공공기관 채용 비리에 대해서도 일벌백계하라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시대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정부혁신 목표는 정부마다 다를 수 있다"며 "우리 정부가 받는 시대의 요구도 과거 정부와 다르다. 지난 두 정부에서 국민은 위로는 청와대부터 아래는 공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적인 지위와 권한이 사익을 위해 사사롭게 행사되는 것을 자주 봤고, 그 결과는 대통령의 탄핵으로 귀결돼 우리 정부는 촛불 정신의 구현을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런 까닭에 우리 정부의 최우선 혁신목표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정부와 공직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으로 국민과 정부, 국민과 공직과의 관계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라며 "정부와 공직의 공공성 회복은 부패를 막는 게 출발이며, 과거의 부패를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혁신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의 고위공직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근절하는 게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공직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여성이 유리 천장을 깨고 누구나 존엄하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국민의 눈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며, 개혁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듯이 개혁할수록 국민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는 법"이라며 "우리 정부가 정의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만큼 작은 도덕적 흠결조차 정부에 대한 신뢰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우리 국민 수준은 매우 높고, 정치와 행정 수준이 오히려 크게 뒤떨어진다"며 "국민은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질 자격이 있고 요구할 권리가 있으며, 국민 수준과 요구에 부응하는 게 정부혁신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겨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어려운 한자와 일본식 외래어 법령이나 행정용어로 법령이나 행정용어 의미 해석을 공무원과 전문가가 독점하는 권위적인 면도 시정돼야 한다"며 "일반 국민도 법령이나 행정용어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위한 행정의 중요한 출발"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과 부패 척결, 공직 내 성폭력 행위에 대한 엄단, 행정용어 개선과 쉬운 법령 만들기 등 정부혁신을 열심히 해왔다"며 "대통령이 바뀐 이후 공직자 모두가 달라지고 공직문화도 확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정부혁신 종합계획이 아주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이대로만 된다면 좋겠다"며 "결국 실천이 문제이고 달라지는 모습에 대한 국민 체감이 문제인데, 실제로 얼마나 달라지는지 체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뭐가 달라졌느냐고 싸잡아 통으로 부정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노력하는 공직사회로서는 힘이 빠질 수 있다"며 "이런 목표가 냉소적 반응을 받기 쉽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계량화가 분명히 되진 않아도 세월이 흐르면 표가 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에서 6월항쟁 이전과 이후가 다르듯 언론 자유도 우리 정부가 더 노력하는 시기가 있었고 이와 배치되는 시기도 있었다"며 "객관성 있는 프리덤하우스 등의 평가가 과거엔 완전한 언론자유로 분류됐다가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강등되고 순위가 낮아졌다. 부패도 과거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 만들고 반부패 사회협약 체결하고 노력하던 시기에는 지수가 눈에 보일 정도로 상승했는데 그런 노력이 멈춰지고 거꾸로 가더니 아프리카보다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경제,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아직 인식이 부족하다. 사회주의 아니냐고도 한다"며 "그렇다 해도 서울시가 사회적 경제를 강조하면서 마을 기업도 하면서 다른 지자체와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정부혁신 목표를 세워 노력하는 게 당장 체감이 안 되더라도 2∼3년 시간이 지나면 표가 난다는 점을 확신을 하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서는 협업 시스템도 좀 더 노력해달라"며 "잘못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중요한 과제마다 이제는 협업 과제가 아닌 게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스마트시티만 해도 4차산업위뿐 아니라 국토부·과기부·산업부·환경부가 다 뛰어들고, 반부패도 국민권익위·법무부·공정위·금감원·경찰·국세청·관세청·감사원·금융정보원·행자부·인사처·기재부 등 관련 안 되는 부처가 없을 정도"라며 "패럴림픽을 잘 마쳤는데 결국 장애인 스포츠 과제는 문체부·지자체 등의 협업 과제"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각 부처 장관 18명을 포함한 24명의 장관급 인사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장 등 5명의 정부위원장, 차관급 21명, 중앙과 지자체의 정부혁신책임관 61명, 비서관급 이상의 청와대 인사 29명 등 총 180여명이 참석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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