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재정·조직·인사 등에 반영
2022년까지 부패인식지수 20위권 목표 제시…구체적인 로드맵 '말잔치' 우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정부가 19일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정부 운영 핵심 기조로 '사회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사회적 가치'를 사회와 경제, 환경,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로 정의했다.
그간 효율과 성장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국민경제 규모는 커졌지만, 양극화와 불평등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현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 사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유리천장 지수'가 회원국 중에서 5년 연속 '꼴찌'에 머물러 있고, 공동체지수 38위, 환경지수도 36위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제는 양적 성장을 넘어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라는 명제가 국정운영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예산편성 때부터 사회적 가치를 중심에 두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우선 내년도 예산편성 지침에 안전과 환경, 사회적 약자 배려라는 사회적 가치 구현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사회적 경제활성화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민간주도로 3천억원 규모의 '사회가치기금' 설립을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 내 사회적 경제 지원 계정을 별도로 신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2022년까지 행정·공공기관에 친환경차 비율을 60%까지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차 의무 구매 및 임차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가기로 했다.
재정사업 성과 평가 때에는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등 사회적 가치 구현사업에 대해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 같은 방향의 재정혁신과 함께 정부 인사와 조직에도 사회적 가치를 반영해 변화를 주기로 했다.
2022년까지 여성 고위공무원단 내 여성비율을 1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공공부문 여성임용 목표제를 도입하고, 공공부문 기관의 성과평가 때에도 사회적 가치 평가지표를 넣어 배점에 반영할 방침이다.
정부는 사회적 가치와 함께 국민 참여와 협력, 신뢰받는 정부를 '정부혁신 3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국민 참여확대 방안으로는 정부 출범 당시 국민 아이디어 접수 청구였던 '광화문1번가'를 상설화하는 것 외에도 공공기관 주차장과 회의실 등을 공휴일에 국민에게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뢰받는 정부로 이행을 위해 ▲ 데이터 기반 '디지털 행정 서비스 혁신' ▲ 벤처형 조직 시범운영 ▲ 국민 불편 규제 혁파 ▲ 모바일 전자결재 확대 등 불필요 행·재정 낭비 제로(zero) 등 4대 행정혁신을 주요 과제로 담았다.
정부는 전문가 위주, 계획수립과 하달, 내부 혁신에만 골몰했던 과거 정부의 정부운영 방식을 탈피해 국민이 혁신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자율적으로 모인 의견을 상향식으로 전달하는 혁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17년 기준 51위로 쳐져 있는 국제투명성기구(TI)의 '부패인식지수(CPI)'를 2022년까지 20위권으로 진입하고, 하위권을 맴도는 OECD의 '더 나은 삶의 질 지수'와 정부신뢰도도 10위권으로 올려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어떤 근거에 따라 정했고, 매년 목표치를 향해 어떻게 나아갈지를 담은 로드맵은 나오지 않아 '말잔치'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 관계자는 "한국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인 만큼 정부신뢰도 등도 이에 걸맞게 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목표를 잡았다"며 "정부 부처가 협업해 의지를 갖고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dd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