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해외매각 동의 안 하면 법정관리 불가피…회생 어려워"
지역협의체 구성에 회의적…노조와 계속 대화하기로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광주를 찾아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중국 더블스타의 '먹튀' 가능성도 부인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금호타이어 노조와 첫 면담 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중국 더블스타 먹튀 의혹에 대해 "기술적, 이론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승용차 타이어 기술을 가지고 (더블스타가 기술을 가지고 있는) 트럭 타이어를 생산할 수 없다"며 "더블스타가 이 공장(광주·곡성공장) 문을 닫아서 무슨 이익을 볼 것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금호타이어가) 한국 마켓쉐어 30%를 차지할 정도로 매력이 있는데 그것을 포기할 이유가 없고,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도 하고 있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시설(광주·곡성공장)을 뜯어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런 사태(먹튀)가 벌어지더라도 자산매각 이전은 소수 주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제2 쌍용자동차와 같은 '먹튀 행태'는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기업은 중국 기업밖에 없고 유럽, 미주기업들이 (중국에) 들어가도 중국 공장을 정상화할 수 없다"며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이 현재로서는 가장 최선의 방안임을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 물색과정에서 더블스타를 포함한 국내외 유수 타이어회사,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는 국내 대기업 등 다양한 잠재후보군과 접촉했으나 더블스타 만큼의 투자조건과 경영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준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또 "중국 사업 정상화에 필요한 현지 네트워크와 역량을 보유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이해관계자에 미칠 영향 측면에서도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이익을 위해 무책임하게 국내 회사를 해외에 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그동안 회사 정상화를위해 노력한 조치 등을 언급하며 해명했다.
이 회장은 "채권단은 워크아웃에 투입된 3조7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했음에도 투자유치 후 필요한 자금수요를 감안해 기존 대출금을 만기연장하고 금리를 인하할 뿐만 아니라 2천억원 신규자금을 추가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블스타는 한국공장 폐쇄는 없으며 독립경영체제 등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경영계획을 밝히기도 했다"며 "이번 투자유치는 국민경제와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고 금호타이어를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해 대출금 회수 대신 채권단 추가지원까지 감내해서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오는 30일까지 노조 자구안 합의와 해외매각에 대한 노조의 동의가 없으면 법정관리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지역 일각에서 금호타이어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협의체 구성 주장에 대해 이 회장은 "지역협의체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경제 한 축이 되는 지역 유지들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고, 시간이 촉박하기에 (협의체 구성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 회장은 이날 노조와 대화에 대해 "노조 쪽에서 우려했던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지하게 대답을 했고, 주말까지 집중적으로 대화하자고 했고, 노조도 그런 의사에 동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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