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터키 반군 "알라는 위대" 외치며 쿠르드 신화영웅 동상 파괴

입력 2018-03-19 16:57  

친터키 반군 "알라는 위대" 외치며 쿠르드 신화영웅 동상 파괴
외신 "아프린 장악한 터키 연계 반군, 상점·주택 약탈"
싱크탱크 "터키, 시리아 영토 또 잠식 성공…아프린 흡수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군과 함께 18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도시 아프린을 장악한 시리아 반군은 승리를 자축하며 파괴와 약탈을 저질렀다.
터키 매체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친(親)터키 '자유시리아군'(FSA) 계열 시리아 반군은 아프린 도심의 '카와'상에 총기를 난사한 후 불도저를 동원해 쓰러뜨렸다.
반군 대원들은 일제히 "알라는 위대하다"를 연호하며 망치를 든 모습의 카와를 무참히 파괴하고, 동상이 서 있던 자리에서 FSA 깃발을 휘날렸다.



압제에 항거하는 민중을 상징하는 카와는 쿠르드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대장장이 영웅으로, 폭군을 무찌르고 나라를 세웠다. 그가 압제자를 죽인 후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다는 설화는 쿠르드와 옛 페르시아 일대의 춘분 명절 '네브루즈'(노루즈)와 연결된다.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카와상 파괴에 관해 "쿠르드인의 문화와 역사를 유린했다"고 분노했다.





아프린 주민들이 버리고 달아난 시설물을 상대로 약탈이 벌어졌다.
반군 대원들이 식당과 상점, 주택에 침입해 전자제품과 이불 등 가재도구와 식품을 끌어내 트럭에 싣고 가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주차장과 거리에 세워진 승용차와 트럭도 가져갔다.
일부 반군은 주류를 파는 상점에 불을 질렀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이달 13일 터키군이 아프린을 포위하자 보복과 박해를 우려한 주민 약 25만명이 도시에서 도망쳤다.
터키군의 공격 이전까지 아프린에는 정주민과 난민 등 35만명 이상이 거주한 것으로 추산된다.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는 주민 학살을 막기 위해 퇴각했지만 게릴라전을 벌이며 저항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프린 행정당국에 해당하는 아프린 집행위원회는 오트만 셰이크 이사 공동의장 명의의 성명에서 "우리 부대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터키군과 그 용병 주둔지를 공격할 것"이라며 "아프린 일대 우리 부대가 그들에게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키는 시리아 아프린을 점령해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정부는 아프린을 점령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이미 치안부대 배치와 난민캠프 설치 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라피크하리리센터 소속 아론 스타인 연구원은 "터키가 시리아 영토를 또다시 잘라냈고, 이를 터키 관할지역에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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