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선수들에 평양냉면 100그릇 먹여주겠다 말해…다시 만날 날 꼭 올것"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서 뛰었던 북한 선수들이 잊지 못할 단일팀의 추억담을 나눴다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평창 올림픽에서 단일팀으로 뛰었던 북측 려송희·김향미·황충금 선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려송희 선수는 방남 기간 추억과 관련, "우리는 남측에 경기하러 두 번씩이나 나갔는데 남측 선수들은 평양에 한 번도 못 왔다. 그래서 남측 선수들이 평양에 막 오고파하면서 '평양에 꼭 가겠으니 평양냉면을 무조건 먹여달라'고 했다. 옥류관하고 청류관에서"라면서 "그래서 우리가 꼭 해주겠다고 했는데, '몇그릇 해주겠나'고 해서 '100그릇 먹여주겠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김향미 선수는 "평양 이야기도 많이 해주었는데 우리 (남측) 동생들이 멋있다고, 특히 개선청년공원(놀이공원)에 제일 가보고 싶다고 했다"며 "그래서 평양에 꼭 와서 함께 놀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황충금 선수는 "이별의 날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데 앞으로 얼마 안 있어 헤어진다고 생각하니까 남측 선수들을 보는 순간에 저도 모르게 섭섭하기도 했다"며 "특히 헤어지는 순간은 생생히 기억한다. 다시 만나자고 울면서 부둥켜안고 가려고 하는데 서로 손을 굳게 잡으니까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한편 이들은 단일팀 훈련 초기에는 아이스하키 용어에 외래어가 많아 어려웠고, 남측 선수들도 북한식 용어를 알아듣지 못해 어려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단 며칠간이었다. 인차(금방) 익숙해서 서로 의사소통하게 되었다"라며 "(남측 선수와) 차이보다도 통하는 것이 더 많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관람석에서 하나 된 모습, 하나 된 목소리로 응원하는 우리 응원단, 남녘 동포들을 보면서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경기를 잘해야 하겠다는 자각을 더 가지게 되었다"라며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된 우렁찬 박수 소리, 환호, 그런 체험은 난생처음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결코 길지 않았지만 그사이에 맺은 정을 잊지 말고 앞으로도 조국통일을 위해서, 우리 서로 만날 그 날을 위해서 힘껏 노력한다면 앞으로 다시 만날 그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 선수는 오는 31일부터 슬로베니아에서 열리는 2018년 세계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 2부류 A조 출전을 앞두고 맹훈련 중이라며 "올림픽경기대회에 출전한 12명의 선수와 다른 선수들을 합친 팀으로 나간다. 올림픽에 나갔다 온 직후이기도 하니까 지금 팀의 기세가 매우 좋다"고 근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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