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의원 "좀더 적극적으로 보 개방해야"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4대강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작년 6월부터 10개 보의 수문 개방을 추진했으나 농민 반발 등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해 10개 보 중 목표 수위까지 낮춘 보는 4곳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의원실이 입수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낙동강 합천창녕보와 금강 공주보 등 4대강 10개 보에 대해 작년 6월부터 보 수문 개방을 추진했으나 이달 12일까지 목표 수위에 도달한 곳은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금강 세종보, 영산강 죽산보 등 4곳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목표 수위에 못 미친 합천창녕보는 개방 전 수위가 10.5m였고 목표 수위는 2.3m이지만 올해 1월초 4.9m까지 내려갔으나 8.9m로 다시 올라갔다.
같은 수계인 창녕함안보의 경우 4.8m에서 2.2m까지 수위를 내리기로 하고 수문을 개방했으나 작년 12월초 3.3m까지만 내려갔다가 이내 4.8m로 원상회복됐다.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도 목표 수위를 향해 수위를 내렸다가 다시 회복했다.
합천창녕보와 창녕함안보는 농업용수가 부족해진다는 농민들의 반대에 직면했고, 백제보와 승촌보는 지하수위가 내려가 지하수 사용이 어렵게 됐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목표 수위에 도달한 보들도 목표로 한 수위 자체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강정고령보는 개방 전 수위가 19.5m였고 목표는 18.25m인데 현 수위는 18.31m다. 달성보도 14.0m에서 13.51m로 50㎝가량 낮춘 수준이다.
보 개방은 본격적으로 4대강의 수질을 개선한다기보다는 올해 연말까지 4대강 보의 철거를 통한 자연화 등 처리 방안을 정하기 위한 모니터링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10곳 중 목표 수위에 도달한 곳이 4곳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모니터링과 데이터 분석 등을 거쳐 연말 4대강 처리 방안을 내놓기에는 빠듯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보의 목표 도달 시점은 대부분 올해 1월까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4대강 보의 일부 개방으로 인해 어느 정도 가시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합천보 인근에서는 그동안 보 때문에 가려졌던 모래톱 2곳이 노출됐고 세종보와 공주보에서도 물속에 있던 지형이 드러났다.
완전히 개방한 세종보의 경우 유속이 0.14m/s 더 빨라진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개방한 6개 보들의 유해 남조류 세포수 증감을 관측한 결과 강정고령보와 합천창녕보, 공주보 등 3곳은 남조류가 줄었지만 달성보와 창녕함안보, 죽산보는 오히려 늘었다.
창녕함안보의 경우 6~10월 남조류 세포수가 2013~2016년 평균은 3만888셀/mL인데 작년에는 3만6천277셀/mL였다.
죽산보는 같은 기간 3천72셀/mL에서 2만4천616셀/mL로 8배 증가했다.
물론 녹조는 보 개방뿐만 아니라 강우량과 기온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4대강 수문 개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호영 의원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오염된 수질을 회복하려면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4대강 수문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 민원 등을 이유로 현재 속도로 올해 연말까지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 보 수문 개방과 관련해서는 연구기관의 선행 자료 등 다양한 데이터가 존재한다"며 "실 모니터링 외에 다른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면 차질 없이 연말까지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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