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절 기간 쏜 폭죽, 한반도에 초미세먼지로 유입된다

입력 2018-03-20 12:00  

중국 춘절 기간 쏜 폭죽, 한반도에 초미세먼지로 유입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폭죽-초미세먼지 상관관계 과학적으로 최초 입증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이 한반도에 초미세먼지로 유입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처음 입증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정진상 가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중국 춘절(춘제·중국의 설) 기간 한반도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해 불꽃놀이 폭죽과의 상관관계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초미세먼지는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입자다. 미세먼지의 4분의 1 크기로, 코나 기관지에서 잘 걸러지지 않고 몸에 쌓이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국내의 초미세먼지 발생 연관성을 따질 때 항상 거론되는 곳이 중국이다.
그러나 단순히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만 살펴서는 중국에서 발생했는지 입증하기는 어렵다.
산업이나 농업 성격이 비슷해 국내에서도 유사한 물질들을 배출하고 있어서다.
위성 영상은 대기 흐름을 거시적으로만 제공할 뿐 대기 질 모델링은 실제 관측치와 비교할 때 오차가 존재한다.


KRISS 연구진은 초미세먼지 구성 물질인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칼륨은 폭죽과 바이오매스(화학적 에너지로 사용 가능한 생물체)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모두 배출되지만, 레보글루코산은 바이오매스 연소에서만 배출된다.
연구진은 바이오매스 연소의 경우 칼륨과 레보글루코산 농도가 같이 올라가는 점을 확인했다.
칼륨 농도만 급격히 올라가고 레보글루코산 농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농작물보다는 대규모 폭죽과 더 관련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1월 중국 춘제가 시작하면서 한반도 초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국내 대기 중 칼륨 농도는 평소보다 7배 이상 높아졌지만, 레보글루코산 농도변화는 없었다.


정진상 책임연구원은 "중국에서 배출한 초미세먼지가 장거리 이동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라며 "동북아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중국과의 정책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다음 달 국제학술지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에 실린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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