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의원 '4인 선거구' 결국 없던 일로…다수당에 막혀 무산

입력 2018-03-20 17:10   수정 2018-03-20 17:33

서울 구의원 '4인 선거구' 결국 없던 일로…다수당에 막혀 무산

선거구획정 임시회 고성·몸싸움 '파행'…소수당 강력 반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올해 6월 치러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 지역 기초의원(구의원) 선거에서 한 선거구당 여러 명의 의원을 뽑는 '4인 선거구'는 한 곳도 없게 됐다.
이와 관련한 의회 논의 과정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서울시의회는 20일 오후 선거구 획정을 다루는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울특별시 자치구의회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정수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의결했다.
현재 국회의원 선거와 시·도의원 선거는 한 선거구에서 의원 한 명만 뽑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자치구·시·군의회는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뽑는 '중선거구제'다. 한 선거구에서 1등뿐 아니라 2∼4명까지 당선되도록 해 다양한 세력이 의회에 진입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서울시 선거구획정위원회는 당초 4인 선거구를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초안을 내놨다. 그러나 시의회 다수를 차지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의 반발에 부딪혀 2인 선거구 위주로 다시 짜였다.
획정위는 결국 4인 선거구를 7곳으로 줄인 최종안을 시의회에 넘겼지만, 의회 논의 과정에서 아예 0곳이 되고 말았다.

이를 두고 3∼4인 선거구가 많을수록 유리한 바른미래당은 물론, 다인 선거구를 발판으로 의회 문턱을 넘으려던 정의당과 녹색당 등 원외 정당은 강하게 반발해왔다.
현재 서울시의회 구성은 더불어민주당 66명, 자유한국당 24명, 바른미래당 8명, 민주평화당 1명 등 총 99명이다. 전체 106명 가운데 7명은 지방선거 출마 등을 이유로 사퇴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은 제적 99명 가운데 바른미래당 등 일부 의원이 빠진 55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5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본회의는 시민 개별 참관만 가능했고, 단체 참관은 질서 유지 등을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다.
시의회 원내 소수당인 바른미래당은 전날 3∼4인 선거구를 늘리라는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이날 본회의 시작 시간에 맞춰 의장단에 올라 같은 내용의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이날 본회의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끌려 내려간 뒤 예정보다 1시간 20분 늦은 오후 4시 20분시께야 열렸다.
이 과정에서 방청석에서 참관하던 시민들이 소리를 치며 거세게 항의해 진행 요원이 제지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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