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페이스북 시총 40조원 허공에…대표 기술주에 악영향
저커버그, 주식 미리 팔아 손실 덜 봤다는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페이스북이 미국 대선 당시 사용자 5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기술주 4인방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 된서리를 맞았다.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과 연계된 데이터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페이스북의 유권자 개인 자료가 유출된 사실이 폭로되면서 페이스북 주가는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6.8% 폭락했다. 이는 4년래 최대 낙폭이다.
페이스북 악재는 FANG 등 기술주의 동반 하락을 야기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주가는 이날 3%나 급락했고, 아마존과 넷플릭스도 각각 1.7%, 1.6% 빠졌다. 뉴욕증시 대장주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불똥을 피하지 못하고 각각 1.5%, 1.8% 하락했다.
주가 폭락에 이들 기업의 시장가치도 하루 사이 수십조 원 증발했다.
FANG의 총 시가총액은 순식간에 800억 달러(85조7천억 원)가 사라졌고, 여기에 애플과 MS를 더하면 총 1천184억 달러(127조 원)가 허공으로 날아갔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이런 사태를 유발한 페이스북은 시가총액이 367억 달러(39조 원)나 증발하며 S&P 500지수 5대 기업에서도 빠졌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도 주가 폭락에 자산이 49억 달러(5조2천억 원)나 줄며 타격을 받았다.
이날 페이스북 주가가 주당 172.56달러까지 떨어지자 저커버그 CEO의 자산은 704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저커버그는 세계 500대 부호의 순위와 자산변동을 나타내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에서 한 계단 떨어지며 5위에 랭크됐다.
BBI상 최고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도 이날 폭락 장세에 21억 달러(2조3천억 원)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켓워치는 저커버그가 올해 들어 페이스북 주식 490만주를 매각해 9억 달러(9천625억 원)를 이미 챙겼다며 주식을 미리 판 덕에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4천만 달러(428억원)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페이스북 대변인인 버네사 챈은 저커버그는 자신이 2015년 세웠던 자선단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에 기부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했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 쇼크는 아시아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20일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기술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0.47% 내린 21,380.97로 장을 마쳤다. 토픽스도 0.21% 하락한 1,716.29로 마감했다.
엔화 환율도 장중 달러당 105.79엔까지 떨어지며 강세를 보였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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