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2천800여명 분석결과…"환자 삶의 질 개선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2∼3기 진행성 위암 환자가 수술 후 항암치료가 필요한지를 가늠하는 예측 기술이 제시됐다.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노성훈 교수팀은 2000∼2010년 사이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2천8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위암 관련 특정 유전자의 발현 패턴을 분석하면 미리 항암제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의학저널인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에 최근 게재됐다.
현재 2~3기 위암 환자의 경우 2012년 발표된 클래식(CLASSIC)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는 게 표준치료법이다. 위암 수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이 미세하게 남아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사멸시켜 재발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진행성 위암에서 동일한 항암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문제였다. 심지어 일부는 항암치료 후 증상이 악화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위암의 유전자 발현 특성에 따라 수술 후 항암제에 대한 효과가 다르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세부적으로는 위암을 면역형(Immune subtype, IM), 줄기세포형(Stem-like subtype, ST), 상피형(Epithelial subtype, EP)의 3가지 유전자형으로 나눴을 때 면역형과 줄기세포형은 항암제 치료 후 예후가 좋아지지 않았던 반면 상피형(EP)은 항암제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검사를 거쳐 이런 방식으로 항암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선별할 경우 환자들의 삶의 질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노성훈 교수는 "이번 연구가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되면 수술 후 예후가 좋고,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은 굳이 항암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진행성 위암 환자의 약 15∼20%는 현행 표준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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