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미국과 대만간 상호교류를 촉진하는 '대만여행법' 서명으로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최측근 천쥐(陳菊·67·여) 가오슝(高雄) 시장의 미국 방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대만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다음날인 지난 17일(현지시간) 천 시장이 뉴욕에 도착한 다음 미국 수도인 워싱턴을 방문했다.
이로써 천 시장은 대만여행법 통과 이후 미국을 방문한 대만의 첫 고위급 인사가 됐다. 천 시장은 총선에서 차이잉원의 러닝메이트로도 고려됐을 정도로 차이 총통의 최측근 인사중 한명으로 꼽힌다.
지난 19일 워싱턴에 도착한 천 시장은 20∼21일 미공개 일정으로 미국 국무부, 국방부 관료와 만나고 미국 의원들과도 접촉할 계획이다.
천 시장의 방미는 대만여행법 발효 전부터 예정돼 있던 것으로 차이 총통의 특사 자격이 아닌 시장 신분으로 미국을 찾았다.
천 시장은 차이 총통과 친분이 두터운 만큼 이번 미국 방문에 차이 총통의 의중이 실렸을 가능성이 높다. 차이 총통은 총통부 비서장직을 천 시장에게 제안한 상태다.
연합보는 천 시장이 매튜 포팅어 백악관 국가안전회의(NSC) 아시아 선임보좌관, 수잔 손튼 미 국무부 차관보,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우연한 만남'을 가정해 중국의 반응을 살필 것이라고 전했다.
천 시장의 워싱턴에서 활동 수위가 향후 대만여행법 시행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여행법은 대만 고위급 공무원들이 미국을 방문해 정부 관리를 만나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미 정부 대표단이 대만을 찾거나 대만 정부관료들도 종종 백악관을 방문하기는 했지만 이 같은 교류활동이 고위급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한층 공식화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는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만여행법과 관련, 오는 5월 대만 가오슝에서 열릴 예정인 미국과 대만간 국방공업협력회의에 누가 참석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대만여행법 발효로 앞으로 대만 정부가 차이 총통이나 천젠런(陳建仁) 부총통의 미국 방문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대만 외교부는 "현재 총통, 부총통, 행정원장 등 고위급 인사의 미국 방문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상호 신뢰, 호혜, 이익을 바탕으로 미국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해 협력 기회를 더욱 많이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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