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까지 일본식 의심 지명 235개 등 우리말 복원
(춘천=연합뉴스) 임보연 기자 =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천미리의 한 고개인 학영(項嶺)은 일본식 표기 지명 사례이다.
옛날에 학이 나타나 1872년 지방지도와 조선지지자료에 학영(鶴嶺), 흥학영(興鶴嶺)으로 표기됐으나 일제가 식민 통치 편의를 위해 복잡한 한자를 단순화 또는 소극적 의미의 한자로 교체한 것이다.
강릉시 성산면 산북리 영귀암(泳歸岩)은 한자를 오기했다.
조선지지자료에는 송우암 선생이 매일 이 반석 위에서 시를 읊었다 하여 영귀암(詠歸岩)이었으나 발음의 유사성 등으로 오기 또는 왜곡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같이 일제강점기 때 왜곡된 일본식 표기 지명을 발굴, 우리 지명으로 복원한다.
우리 역사와 전통을 비하하거나 말살할 목적으로 왜곡돼 국가기본도(지형도)에 표기된 채 사용되는 지명이 대상이며, 2019년 말까지 정비한다.
지난해 용역을 통해 정비대상으로 분류한 일본식 표기 의심 지명 235개, 국토개발 등으로 지명부여 대상 객체가 사라져 폐지가 필요한 지명 204개, 국가기본도에 사용되고 있으나 공식지명으로 등록되지 않은 1만1천860개 등 1만2천299개이다.
이는 국가기본도에 표기된 도내 지명 2만6천974개 중 46%에 달한다.
지명 제정·변경은 시군 및 도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최종 심의 의결하고 국토지리정보원이 고시하는 절차를 거친다.
도는 앞서 평창군 도암면 용산리 발왕산(發旺山)의 왕(旺)을 왕(王)으로 정비해 2002년 12월 27일 발왕산(發王山)으로 변경 고시했다.
옛날 도승이 이 산에 팔왕(八王)의 묏자리가 있다 하여 팔왕산이었으나 일본강점기 때 일왕(日旺)을 우상화하기 위해 왕(旺)으로 왜곡한 것을 바로잡았다.
평창군 진부면 장전리와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에 걸친 가리왕산(加里王山)과 평창군 대화면 주왕산(住王山)도 같은 이유 등으로 정비됐다.
평창군 방림면 방림리와 대화면 상안미리의 중대갈봉은 우리 문화를 비하하고자 어감이 좋지 않은 단어를 사용해 승두봉(僧頭峰)으로 변경했다.
고인택 도 토지과장은 20일 "도민들이 올바른 지명정보를 자유롭고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명뿐만 아니라 고시지명과 위치, 유래 등 속성정보의 오류를 수정해 정확하고 표준화된 지명관리를 지속해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limb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