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보호 적합업종 지정" vs "통상마찰-재산권 침해 우려"

입력 2018-03-20 15:47   수정 2018-03-20 17:05

"소상공인 보호 적합업종 지정" vs "통상마찰-재산권 침해 우려"
<YNAPHOTO path='C0A8CA3C00000161365DD6300043665_P2.jpeg' id='PCM20180117004938044' title='중소ㆍ벤처기업, 소상공인 육성 (PG)' caption='[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
국회 산업위,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0일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특정 산업 분야에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소상공인들의 생업 유지를 위해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재산권 침해와 통상마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술인으로 참석한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본부장은 "왜곡된 시장구조 속에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생존을 보장하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불가피하게 취하는 제도가 아닌가 하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흔히 소상공인 보호정책을 하면 시장 경쟁을 저해하고 자유시장 정책에 위반된다고 하지만,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를 시행하면 오히려 시장 경쟁을 활성화해 궁극적으로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순종 소상공인 연합회 이사도 "생계형 업종에 대기업이 진출하면 저소득층 및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며 "대기업 진출을 억제해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이사는 특히 "이행강제금을 도입해 생계형 적합업종 진출 대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창영 변호사도 "대중소기업 상생법에서 적합업종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데도 법제화 요구가 있는 것은 현행법의 실효성이 부족하고 적합업종 지정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재산권 침해와 통상마찰 우려 등을 이유로 법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양 교수는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는 정부의 공권력이 수반된 조치로 국제적으로 통상 분쟁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재산권과 소비자 보호라는 공익 침해 가능성도 있고, 산업 경쟁력 확보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에 양 변호사는 "적합업종에 통상마찰을 대입하는 것은 허위에 가까운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국회에는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와 관련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과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 안이 발의돼있다.
두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적합업종 품목을 어디까지 둘지, 신청 자격은 누구에게 줄지, 지정기준을 어떻게 정할 지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 의원은 신청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지만 정 의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을 신청 대상으로 하고 있고, 신청 자격도 이 의원은 소상공인 또는 소상공인 단체로 정하고 있지만 정 의원은 소상공인 단체와 소상공인 연합회 정회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또 지정기준도 이 의원은 대통령령에 위임하도록 하고 있지만 정 의원은 소상공인 비율과 영세성, 통상마찰 가능성, 산업 부작용 등을 고려한 지정기준을 법안에 명시하고 있다.
산업위는 두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 뒤 위원회 대안으로 조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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