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무이사 GM 남미사업 전문가들로 교체
노사 임단협은 제자리…판매노조 "생계지원금 달라"
(서울·인천=연합뉴스) 윤보람 최은지 기자 = 한국GM이 비상근 임원인 '기타 비상무이사'를 전원 교체하면서 GM 남미사업부문 인사 2명을 영입했다.
GM 남미사업부문은 GM 내부에서 성공적인 구조조정 선례로 꼽히는 브라질 사업장을 관리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GM이 브라질식 회생 모델을 적용해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GM은 지난달 말부로 기타 비상무이사 5명을 전원 교체했다고 20일 공시했다.
물러난 비상무이사는 스테판 자코비 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매튜 첸 GM 차이나 사장, 니하리카 람데브 전 GM 해외사업부문 최고채무책임자(CFO), 알리시아에스볼러-데이비스 전 GM 글로벌 커넥티드 커스터머 익스피어리언스 부사장 등 GM 측 인사 4명과 상하이차 측 인사인 쳉징레이다.
한국GM 관계자는 "GM 측 인사는 퇴직, 보직 변경 등의 이유로 교체한 것이며 상하이차 측 인사 교체 사유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스테판 자코비는 올 초 GM에서 퇴직했으며 니하리카 람데브는 캐딜락 CFO로 자리를 옮겼다. 알리시아에스볼러-데이비스도 글로벌 생산 부사장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후임 이사진으로는 루이즈 페레스 GM 남미사업부문 생산 및 노무담당 부사장, 어네스토 오르티즈 GM 남미사업부문 CFO, 크리스토퍼 하토 GM 미국 판매관리 CFO, 산티아고 챠모르 GM 글로벌 커넥티드 커스터머 익스피어리언스 부사장과 주시졔 상하이차 부엔지니어가 선임됐다.
이사진 교체에서 눈에 띄는 점은 남미사업부문의 재무 및 노사 관계 전문가 2명이 영입된 것이다.
모두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함께 브라질에서 근무하며 호흡을 맞춘 인물들로, 혹독한 구조조정과 정부 지원으로 살아남은 브라질식 회생 모델 적용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GM은 브라질 법인의 실적이 급락하자 지난 2009년 700여명의 근로자를 일시에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했고 그 뒤로 계속해서 철수설에 시달렸다.
2014년 메리 바라 GM 회장이 지우마 호세프 당시 브라질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세금 감면과 대출 등 대규모 재정 지원을 약속받았고, 향후 5년간(2014∼2018년) 총 29억달러(약 3조원)의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GM은 현지 시장 수요에 맞는 신차 투입,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브라질 법인은 생산량이 31만대에서 47만대로 늘어나고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며 회생의 길을 걷고 있다.
정부 실사에 맞춰 GM이 대열 재정비에 나섰지만, 노사 협상은 여전히 제자리를 걷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5분 동안 인천 부평공장에서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5차 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노조가 앞서 마련한 자체 교섭안 내용을 설명했을 뿐 실질적인 협상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노사는 21일 오전 10시 6차 교섭을 재개한다.
노조는 앞서 이달 15일 올해 임금인상과 2017년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교섭안을 마련해 사측과 합의를 이뤘다.
반면 사측이 핵심으로 꼽는 '복지후생비 삭감' 내용과 출자전환 시 1인당 3천만원가량의 주식 배분,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향후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등 노조의 세부 요구 조건에 대해서는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국GM 사태 장기화로 내수 판매가 급감하면서 일선 영업직원들의 피해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GM 판매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GM 철수설이 지속하면서 국내 판매가 크게 위축돼 단 1원의 기본급, 성과급도 없는 영업직의 임금은 산술적으로 거의 3분의 1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각종 인센티브를 고려하면 임금의 절반 이상이 줄었다"면서 "이는 GM이 대우차 인수 후에 겪은 3차례의 판매량 감소 폭(2004년 18%, 2008년 11%, 2009년 2%) 중 최대 수준으로, 영업직들에는 재앙과도 같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판매노조는 일정한 판매 대수를 달성해야 하는 대리점주들이 인터넷동호회와 중개업체를 동원해 이면 과다할인 및 과다 물품제공 판매를 영업직들에 강요하고 있으며, 한국GM이 이를 수개월째 방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판매노조는 "작년 4월 기준 300개던 대리점 수는 285개로 줄었고 이미 영업직 21%(3천453명→2천764명)가 생활고에 못 이겨 회사를 떠났다"며 "한국GM은 영업직에 대한 생계지원금을 지급하고 판매망을 유지하는 한편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직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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