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226명 퇴출 결정적 계기는 '2015년판 미생(未生)'

입력 2018-03-20 17:23   수정 2018-03-2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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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226명 퇴출 결정적 계기는 '2015년판 미생(未生)'
무더기 계약해지 위기 사태로 자체감사 시작…부정채용 확인




(정선=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감독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달 말까지 퇴출하기로 한 강원랜드 직원 226명은 2013년 1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채용한 교육생이다.
교육생이란 국내 유일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 운영주체라는 강원랜드의 특수성을 반영한 신입 직원 채용 방식이다.
강원랜드 설립 당시인 1998년에 카지노 딜러는 대다수 내국인에게는 낯선 직종이었다.
카지노가 위치한 강원 정선은 두메산골 폐광지다.
자체 교육으로 폐광지 주민 등을 카지노 딜러로 육성하는 교육생 제도는 강원랜드 설립 목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에 부합했다.
강원랜드는 스몰카지노 개장을 6개월 앞둔 2000년 4월 첫 교육생 125명을 선발했다.
2013년 518명이라는 대규모 선발 배경은 카지노 증설이다.
강원랜드는 2000년 10월 개장한 스몰카지노의 영업 성공을 바탕으로 2003년 3월 메인 카지노를 개장했다.
메인 카지노는 스몰카지노의 3배 규모였지만, 시설 확대에 비례해 이용자도 늘면서 영업장의 '콩나물시루' 사태가 연일 이어졌다.
강원랜드는 일자리 창출, 이용객 편의 개선 등을 명분으로 카지노 추가 증설을 추진했고, 메인 카지노 개장 9년 만인 2012년 11월 증설을 허가받았다.
영업장 넓이 6천여㎡에서 1만1천여㎡, 게임 테이블 132대에서 200대, 슬롯머신 960대에서 1천360대로의 증설 허가였다.



당시 강원랜드는 카지노 증설로 딜러, 환전 등 약 700명의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2013년 1월 1차로 320명을 뽑았다.
이어 두 달 후인 4월에도 2차로 198명을 채용했다.
총 518명이다.
이는 2010년 170명, 2011년 100명, 2014년 91명, 2016년 48명, 2017년 93명 등 5년간 총 선발 인원 502명보다 많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인·적성 검사→면접이었다.
'지역주민 또는 탄광 근로자를 우선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조항에 따라 폐광지 주민에게는 서류전형에서 5점의 가점을 줬다.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강원랜드 설립의 법적 근거다.
당시 폐광지 시선은 2013년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에 온통 집중됐다.
대규모 선발인 데다 카지노 증설이 더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사실상 '마지막 강원랜드 입사'라는 소문이 지역사회에 팽배했다.
여기에 강원랜드가 매출 1조원 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2년 계약직 근무 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조건에 전국 취업생들의 관심도 컸다.
이를 반영하듯 1·2차 평균 10.2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2년 계약 기간이 끝나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할 2015년 초에 발생했다.
강원랜드는 카지노 증설에 따른 정원 증원을 2013년 337명에 이어 2014년 11월 45명 등 모두 382명만 승인받았다.
이에따라 퇴직 등 자연감소 인원을 고려해도 이들 518명 모두를 정규직화하고, 증설 시설을 정상적으로 영업하는데 필요한 환전과 안전요원 등을 충원하기에는 정원이 200명 넘게 부족했다.
결국, 1차 채용 교육생 중 152명에 대해 2015년 2월 17일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2015년 5월까지 정원 승인을 받지 못하면 2차 채용 교육생 92명도 계약 해지가 불가피했다.
244명이라는 무더기 계약해지 사태 발생이 예상되자 당사자들은 반발했고, 폐광지역사회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사태는 강원랜드가 1차 채용 교육생 계약 기간 만료 나흘 전인 2015년 3월 20일 정원 210명 증원 승인을 받으면서 일단락됐다.



'2015년 판 미생(未生)'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 사태는 '채용비리'를 사회적 문제로 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산업부는 경과보고·대책 수립을 요청했고, 강원랜드는 2015년 5월부터 자체감사에 들어갔다.
2013년 교육생 채용 당시 최흥집 강원랜드 사장은 강원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2014년 2월 사장직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강원랜드는 2015년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자체감사를 시행해 2013년 교육생 선발과정에서 청탁 등에 의한 무더기 부정을 확인하고 같은 해 12월 당시 인사팀장을 면직하는 등 관련 직원 9명을 징계했다.
이어 2016년 2월 검찰에 수사 의뢰 진정서를 냈다.
전직 강원랜드 임원은 20일 "무더기 청탁에서 비롯된 부정선발에 따른 사회적 파장 우려 때문에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 여부를 놓고 회사 내부에서 많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b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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