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까지 서울 관훈동 토포하우스서 사진전 '남성성의 흔적'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사진 속 사람이 과연 나인가 하는 질문을 자꾸 하게 돼요. (웃음) 아침에 일어나 거울 속에 비치는 모습과 천지 차이니 자꾸 깜짝 놀라게 돼요."(다니엘 린데만)
TV를 종횡무진 중인 외국인 방송인 기욤 패트리(캐나다)와 다니엘 린데만(독일),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가 사진전 모델로 데뷔했다.
방송영화제작사 마디픽처스가 21일부터 서울 종로구 관훈동 토포하우스에서 여는 특별 사진전 '남성성의 흔적'(Trace of Masculinity)을 통해서다.
셋 다 각종 화보 촬영 경험은 있지만, 정식 사진전의 얼굴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카사블랑카'(1942)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1957) 등 9편의 고전영화 주인공으로 각각 변신했다. 촬영은 사진가 김태영이 맡았다.
개막 전날 전시장에서 만난 이들 셋은 각자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약간 어색하면서도 흥미로운 표정들이었다.
다니엘은 "원래는 화보 촬영 정도로만 알았는데 전시까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라면서 "영화 속 인물들을 콘셉트로 잡아서 찍다 보니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알베르토는 "전문 사진가가 멋있게 내 사진을 찍어주면 누구나 좋아하지 않느냐"면서 "말론 브랜도 역할도 하고, 유명한 배우인 척 찍고 전시까지 하니 정말 좋다"고 즐거워했다.
기욤은 헝클어진 머리 아래 살짝 이마 주름이 드러난 사진을 가리키며 "작가가 있는 그대로 찍어주셔서 감사하다. 어리고 잘 생기게 나온 것보다 이마에 주름 많은 식으로 나왔는데 마음에 든다"며 흡족해했다.
사진가는 셋을 두고 "기욤은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어서 놀랐다"라면서 "다니엘의 눈은 사슴눈 같으면서도 연기적으로 가장 강한 눈빛을 뿜어냈고, 알베르토는 경험도 많아 가장 전문적이고 적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세 모델은 전시 제목 '남성성의 흔적'을 둘러싼 재미있는 일화도 전했다.
다니엘이 "사실 처음에 영어 제목을 들었을 때는 '우리가 남성성이 얼마 안 남았다는 말일까' 라면서 농담을 많이 주고받았다"고 말하자, 알베르토도 "진짜 그렇게 느꼈다"며 박장대소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유명인사로 만들어준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시즌2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기욤은 "15년 전에는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이 없었고 10년 전에는 조금 있었지만, 이제는 어학당에 가면 1천 명씩 있다"면서 "굉장히 좋은 국가대표도 많기에 이제 더 뉴페이스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섭외가 들어오면 열심히 하겠지만 안 들어와도 된다"며 웃었다.
알베르토는 "뉴페이스가 나와도 좋고, 처음 멤버들이 출연해도 좋을 것 같다"라면서 "시즌1 시작할 때는 대본도 거의 없었는데 그때 시너지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촬영한 500점 중 고른 출품작이 9점으로, 전시 규모가 단출한 것은 아쉽다. 전시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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