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이용한 일제의 김구 암살 시도, 두 차례 더 있었다"

입력 2018-03-21 06:20   수정 2018-03-21 14:08

"밀정 이용한 일제의 김구 암살 시도, 두 차례 더 있었다"

윤대원 연구교수 '특비 대김구특종공작' 문서 분석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32년 윤봉길 의거 이후 일제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두 차례 더 많은 3회에 걸쳐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을 암살하려 했음을 알려주는 사료가 나왔다.
윤대원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는 독립기념관이 펴내는 학술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에 게재한 논문에서 "1938년 5월 7일 중국 창사(長沙) 조선혁명당 본부 남목청(楠木廳)에서 박창세가 사주한 이운환이 김구 등을 저격한 '남목청사건'에 앞서 조선총독부 상하이 파견원이 밀정을 이용해 추진한 김구 암살 공작이 두 차례 더 있었다"고 밝혔다.
남목청사건은 1938년 5월 7일 독립운동 세력의 3당 합당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연회에서 조선혁명당원 이운환이 권총을 난사해 김구가 크게 다치고 현익철이 사망한 일을 말한다.
윤 교수는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문서관에서 확인한 사료 '특비 제1∼8호 대김구특종공작에 관한 건'(特秘 第1~8號 對金九特種工作に關する件, 이하 특종공작에 관한 건)을 분석해 일제의 김구 암살 계획을 파악했다.
이 문서는 1935년 8월 5일부터 11월 29일까지 조선총독부에서 상하이에 파견한 히토스키 도헤이(一杉藤平) 사무관이 총독부 경무국장에게 보낸 자료다.
윤 교수는 일제의 첫 번째 김구 암살 계획은 1934년에서 1935년 1월 사이에 히토스키의 전임자인 나카노 가쓰지(中野勝次) 시절에 밀정 오대근을 통해 실행했고, 두 번째 암살 시도는 히토스키가 밀정 임영창을 이용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오대근은 국내에서 청년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했으나, 동지들이 검거되자 1928년 11월께 상하이로 피신한 인물이다. 그는 상하이에서도 중국 공산당 한인지부 집행위원으로 활동했지만, 일제에 전향했다. 특종공작에 관한 건에는 "(오대근이) 파견을 위해 충실히 첩보 근무를 했다"는 문장이 있다.
윤 교수는 "나카노는 김구가 난징(南京)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오대근에게 1935년 1월 김구 암살을 지시했다"며 "중국인 특별공작원 2명을 데리고 난징에 간 오대근은 임영창 통역관을 만나 공작원 5명을 인계받고 보래관(寶來館)을 나섰으나 중국 관헌에게 적발돼 처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히토스키는 김구와 불화를 겪어 경제적으로 궁핍해진 무정부주의자 정화암이 김구를 암살하도록 하는 또 다른 계획을 수립했다. 임영창은 정화암의 일당인 김오연이 체포되면 김구의 부하인 안공근의 간계가 그 원인이라고 이간질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결국 이 계획도 실패로 끝났다. 정화암은 1935년 10월 히토스키에게 여비를 받아 김구를 암살하러 떠났으나 아무런 일도 벌이지 못한 채 상하이로 돌아왔다.
윤 교수는 정화암이 쓴 회고록과 다양한 문헌을 바탕으로 '임영창'이라는 인물이 위혜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위혜림의 본명은 위수덕으로,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이중 첩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화암은 김오연의 체포가 김구와 자신의 분열을 노린 일제의 계략임을 처음부터 알았다"며 "2차 암살 공작에서는 히토스키가 암살자로 포섭했다고 믿었던 정화암이 계획을 역이용해 공작금을 가로챘다"고 설명했다.
세 차례의 김구 암살 시도를 살펴본 윤 교수는 "암살 공작에 모두 밀정이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 사건들은 일제가 밀정을 통해 중국 관내 독립운동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고 독립운동 내부의 분열과 내홍을 획책했던 일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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