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장악 동구타 학교 벙커폭탄…"어린이 16명 한꺼번에 숨져"
시리아군-반군 교전 격화…IS 잔당, 수도 남부 일부 장악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한상용 기자 =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쇼핑구역을 겨냥한 로켓 포탄 공격으로 최소 35명이 숨졌다고 AP와 AFP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시리아 국영 매체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오후 다마스쿠스 동남쪽 자라마나 지역의 한 재래시장에 로켓 포탄이 떨어졌다.
이 공격으로 적어도 35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다쳤다고 국영 매체는 전했다.
이는 시리아 수도를 겨냥한 단일 공격으로는 최대 인명 피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당시 이 시장에는 '어머니의 날'을 맞아 선물을 사려는 인파로 가득했다고 목격자는 증언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택시 운전사(41)는 "로켓 포탄이 저렴한 옷가지와 식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한 쇼핑가를 타격했다"고 말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다마스쿠스 동부의 동(東)구타를 장악한 반군을 지목하며 "동구타 테러범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이날 하루 동안 다마스쿠스 거주지와 그 외곽지역에서 4차례 포탄 공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다마스쿠스 민간인 밀집 지역을 노린 이번 공격은 동구타의 한 학교가 폭탄 공격을 받은 다음 날 이뤄졌다.
독일 구호단체와 현지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밤 동구타 이르빈 마을의 한 학교에 시리아군과 러시아군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탄이 떨어져 어린이 16명과 여성 4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독일 비영리단체 '메디코 인터내셔널'과 '혁명을 택하라'는 당시 그 학교에 벙커버스터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난 5년 간 이 학교를 후원한 두 단체의 성명에 따르면 학교 건물에 명중한 미사일은 3개 층을 뚫고 떨어져 지하에서 폭발했다.
이 공격으로 당시 학교 건물 지하에 대피한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독일 구호단체는 미사일의 형태로 미뤄 러시아 공군을 공격 배후로 지목했다.
메디코 인터내셔널의 틸 쿠스터는 독일 dpa 통신에 "러시아군의 폭격은 어린이를 겨냥한 살상행위"라고 규탄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러한 공격이 벌어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말했다.
하얀 헬멧은 이날 동구타에서 시리아군과 러시아군 전투기의 공습으로 최소 5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시리아·러시아군은 수도에 가까운 요충지인 동구타를 탈환하고자 지난달 18일부터 대대적인 공세를 벌였고, 시리아군은 함무리예 구역 등 동구타의 3분의 2 이상을 장악했다.
그 사이 동구타에서 어린이 281명을 포함해 주민 1천4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동구타의 65%를 테러범으로부터 해방했다"고 말했다고 리아통신이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군이 '파일라끄 알라흐만' 조직이 통제한 지역을 중심으로 동구타의 80%를 장악했다고 분석했다.
함무리예 구역 등 동구타 남부에서는 15일부터 주민 '대탈출'이 벌어졌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약 8만명이 동구타를 벗어나 시리아정부 관할 지역으로 피란했다.
한편 시리아군의 이목이 동구타에 몰린 사이 다마스쿠스 남쪽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잔당이 수도 남부 일부를 기습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다마스쿠스 남쪽 하자르 알아스와드 구역을 통제하는 IS가 까담을 완전히 장악했고, 시리아 친정부군 36명을 제거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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