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흰코뿔소 절멸은 '지구 대멸종기' 신호탄"

입력 2018-03-21 09:25   수정 2018-03-21 11:49

"북부흰코뿔소 절멸은 '지구 대멸종기' 신호탄"

매년 1만종 멸종…"치타·코끼리도 당하지 않게 행동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북부흰코뿔소 '마지막 수컷'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숨을 거둔 것은 지구 대멸종기 진입의 신호탄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북부흰코뿔소 3마리 중 유일한 수컷인 '수단'이 케냐 올-페제타 보호구역에서 죽음에 따라 체외 수정에 희망을 거는 것 외에는 멸종을 막을 길이 없어졌다며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지적을 전했다.
콜린 벗필드 세계자연기금(WWF) 캠페인 디렉터는 "수단 같은 상징적 동물의 죽음은 엄청난 비극"이라며 "거대한 멸종 위기가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벗필드에 따르면 현재 척추동물의 개체 수는 1970년대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1만종이 매년 멸종하는 것으로도 추산된다.
특히 코뿔소는 1900년만 하더라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50만 마리가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70년에는 이 숫자가 7만마리로 줄었다.
야생동물 수가 이처럼 급감한 데는 밀렵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코뿔소의 뿔은 중국, 베트남 등에서 약재로 쓰이기 때문에 은밀하게 비싼 값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식지 파괴, 오염, 기후변화 등도 야생동물 서식에 위협적인 존재로 거론된다.
올-페제타의 최고 책임자인 리샤르 비뉴는 "수천 종의 동물들이 인간 때문에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냐 야생동물구호 활동가인 파울라 카훔부도 "우리는 치타, 코끼리, 흑코뿔소, 기린 등에 이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당장 행동에 나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일부 학자들은 지구가 이미 6차 대멸종기에 진입했으며 과거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고하고 있다.




헤라르도 세발로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수십년간 수십억 개체가 사라졌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육지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등 2만7천600종을 조사했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개체 수가 감소하거나 서식지 범위가 줄었다.
지구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많은 생물이 절멸하는 대멸종기를 겪었다.
가장 최근 멸종기는 6천500만년전 백악기 말이었다. 당시 공룡, 암모나이트 등이 멸종하고 포유류가 번성하기 시작했다.
테드 벤턴 에섹스대 교수는 "우리는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자원과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결국 다른 종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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