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도 '검은 돈' 파문…관방기밀비 90%, 영수증없는 정책추진비

입력 2018-03-21 10:36  

日서도 '검은 돈' 파문…관방기밀비 90%, 영수증없는 정책추진비
원활한 업무 위해 긴급히 쓰는 정책추진비는 대개 정권유지 용도
관방기밀비 중 정책추진비 비율, 고이즈미 때 88%…아베 때 92%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에서 총리를 보좌하면서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이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관방기밀비(내각관방보상비) 중 90%가 영수증 처리가 불필요한 '정책 추진비' 명목으로 사용돼 그 용도를 추궁받고 있다.
한국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국가정보원의 특별사업비를 불법적으로 요구해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면, 일본에선 '검은 돈'과 '블랙박스'로 불리는 정책추진비가 정권 유지에 쓰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2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사카(大阪) 시민단체 '정치자금옴부즈만'의 변호인단은 관방기밀비의 일부 사용 내용을 전날 언론에 공개했다.



이 단체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관방기밀비 공표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올해 초 최고재판소(대법원)가 일부 내용을 해당 단체에 공개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공개 대상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관방장관으로 재직했을 당시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2005년 11월~2006년 9월)의 11억엔(약 110억원), 아소 다로(麻生太郞) 내각의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관방장관 시절(2009년 9월)의 2억5천만엔(25억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현임 관방장관 취임 직후인 2013년 13억6천만엔(136억원) 등이다.
분석 결과, 해당 시기 관방기밀비 중 90%가 관방장관이 스스로 판단해 사용하되 영수증 처리가 필요하지 않는 '정책추진비' 명목으로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지출 내용에 대해선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전체 관방기밀비 중 정책추진비 비율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책추진비 비율은 고이즈미 내각 때에는 88%, 스가 관방장관이 취임한 아베 내각 때에는 9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하면 아소 내각 말기인 2009년 9월 8일 2억5천만엔이 국고에서 빠져나왔고, 당시 가와무라 관방장관은 이틀 뒤에 이 돈을 전액 정책추진비로 인출했다. 그 시기는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기 불과 엿새 전이었다.
전체 관방기밀비는 단순 계산으로도 월평균 1억엔(약 10억원)에 이른다.
변호인단 측은 "여기까지 오는 데 11년이 걸렸다. 아직도 블랙박스는 그대로인 상태"라며 "적절히 지출했는지 검증할 수 있는 구조를 관방장관이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방장관이 합법적으로 쓰는 관방기밀비는 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 긴급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경비로 정의된다. 정책적으로 판단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추진비 이외에 정보제공자에 대한 사례나 모임 비용 등으로 쓰이는 '조사정보대책비', 정보수집을 위한 선물이나 경조사비 등의 '활동 관련비'로 나뉜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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