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얏트 그룹 유산 상속인 J.B. 프리츠커 승리…공화 경선서는 현 주지사가 극우 성향 여성 후보와 접전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정치 명문가 케네디가(家)' 대 '유명 부호 가문 프리츠커 가'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 민주당 경선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프리츠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20일(현지시간) 치러진 2018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를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 세계 최대 호텔 체인 '하얏트'(Hyatt) 그룹의 유산 상속인이자 민주당 거물급 후원자인 유대계 투자사업가 J.B.프리츠커(53)가 존 F.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인 크리스 케네디(54), '서민 후보'를 앞세운 대니얼 비스(40) 일리노이 주상원의원 등을 제치고 11월 열리는 본 선거 진출을 확정했다.
일리노이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오후 9시 현재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 민주당 경선 개표가 60% 이상 진행된 가운데 프리츠커는 45.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기를 굳혔다. 케네디는 24.5%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고, 비스 의원이 26.3% 득표율로 케네디를 앞서고 있다. 군소후보 3명의 득표율은 각 1%대에 불과했다.
프리츠커는 하얏트 공동창업자 도널드 프리츠커(1932~1972)의 아들이며, 누나 페니 프리츠커(58)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오랜 정치자금 후원자로 오바마 행정부 2기 상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이번 경선 캠페인 과정에서 2008 미국 대선 직후 오바마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일리노이 연방 상원 의원석을 둘러싸고 벌어진 부정부패 스캔들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흑인과 노동자층을 집중 공략해온 프리츠커는 당시 일리노이 연방 상원의원석 지명권을 쥔 라드 블라고예비치(61·민주) 전 일리노이주지사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자리 청탁과 함께 상원의원 후보를 비롯한 일리노이 유력 정치인 재배치에 대해 조언하면서 흑인 비하 발언을 쏟아낸 사실이 드러나 뒤늦게 사과하기도 했다.
유력 신문 시카고 트리뷴은 케네디 지지를 선언하고 프리츠커 막기에 나섰으나 프리츠커는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민주당 기득권층의 비호를 받으며 본 선거 진출권을 따냈고 첫 공직 진출을 꿈꾸게 됐다.
이에 반해 케네디 후보는 경선에 뛰어든 후 민주당 내부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기득권층을 작심하고 비판, 당내에서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다. 그는 민주당 기득권층이 경선을 '유권자의 선택'으로 두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인물을 후보로 만들기 위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리노이주지사 선거 공화당 경선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브루스 라우너(61) 현 주지사가 극우 보수 성향의 여성 정치인 진 아이브스(53) 주 하원의원과 예상외 접전을 펼치고 있다. 개표가 60% 진행된 상황에서 라우너 주지사는 51.8% 아이브스 의원은 48.2% 지지율을 얻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직 알 수 없다.
한편 이번 일리노이주지사 예비선거는 기록적인 선거 비용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일리노이 지역신문 스테이트저널-레지스터에 따르면 이번 경선 기간 일리노이주지사 후보들이 TV 광고에 쏟아부은 돈은 총 6천570만 달러(약 700억 원)를 넘는다.
가장 많은 돈을 쓴 후보는 민주당 프리츠커로 TV 광고에만 3천350만 달러, 총 6천950만 달러의 비용을 지출했다. 경쟁자 케네디는 280만 달러, 비스는 450만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경선 TV 광고 비용은 라우너 주지사 1천650만 달러, 경쟁자 아이브스 280만 달러로 확인됐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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