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르드반군 축출작전 확대 다짐…미·터키 충돌 위험

입력 2018-03-21 13:41  

터키, 쿠르드반군 축출작전 확대 다짐…미·터키 충돌 위험
에르도안 "테러리스트들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작전 계속"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군이 활동하는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 반군을 몰아내겠다고 다짐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두 동맹 간 충돌 위험이 일고 있다고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군과 터키군 진영의 자유시리아군(FSA) 계열 반군이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낸 다음날 "시리아에서 우리 작전의 성공은 우리의 국경 안보를 확실히 하는 의도였고 국제법 틀 아래 행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만비즈, 카미실리, 아인 알아랍, 라스 알아인 등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터키의 작전들은 계속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만비즈와 아인 알아랍은 아프린과 같은 알레포주에, 카미실리와 라스 알아인은 알레포주와 인접한 하사카주에 각각 속해있다.
이들 도시는 YPG가 주도하는 쿠르드 반군 동맹이 장악한 지역들이다.
시리아에서 IS 퇴치에 나선 미군이 IS 격퇴전을 벌이는 YPG를 지원하자 터키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터키는 YPG를 자국 동부에서 테러를 일삼아온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은 1974년 터키군의 키프로스 침공 직전 터키 라디오에서 방송된 노랫말을 써가며 "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와서 신자르(이라크 북부)에서도(테러리스트들을) 몰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스계 키프로스에 대한 터키군의 침공은 그리스와 터키 등 나토 동맹 사이에충돌한 전선이 생긴 가장 최근 사례다.
북부 이라크에 있는 신자르는 2014년 8월 IS 침공 이전까지 소수민족 야지드인들이 거주하던 산악지대다. 이후 PKK에 연계된 또 다른 쿠르드 반군이 장악하고 있다.
더타임스는 이같은 에르도안의 수사(修辭)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경질이 미국과 터키 간 외교적 공백을 초래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달 터키를 방문해 터키의 시리아 북부 내 쿠르드 반군 제거를 둘러싸고 악화한 미국과 터키 관계를 터지기 직전에서 되돌려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틸러슨 후임으로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터키에 대한 매파로 알려졌다.
폼페이오는 지난 2016년 7월 터키에서 쿠데타 시도가 나오자 트위터에 "이슬람 전체주의적 독재국가"라고 썼다.
만비즈로 YPG 제거 작전을 확대하겠다는 터키와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됐던 틸러슨 국무장관의 터키 방문이 무산되는 등 틸러슨 교체가 미-터키 관계를 새로운 바닥으로 끌어 내릴 것으로 서구 외교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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