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지지율 의식 "최종 결정은 유보"…재무장관 내세울 가능성 있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올해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전날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이 대선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그러나 테메르 대통령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지지율을 의식, "대선 출마 문제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브라질 언론은 테메르 대통령이 복수의 측근에게 지난 2년간 이룬 성과를 이어가려면 자신이 새로운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며 대선 출마 의사를 흘렸다고 보도했다.
측근들은 사상 최악의 침체에 빠졌던 경제가 회생하기 시작했고 치안 확보를 위해 리우데자네이루에 군병력을 투입한 것이 대선 출마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것으로 평가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자신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엔히키 메이렐리스 재무장관을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파 사회민주당(PSD) 소속인 메이렐리스 장관은 대선 출마를 위해 테메르 대통령이 속한 우파 정당 브라질민주운동(MDB)으로 당적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우파 진영에서는 테메르 대통령과 메이렐리스 장관 외에 민주당(DEM)의 호드리구 마이아 연방하원의장,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상파울루 주지사 등이 유력 주자로 꼽힌다.
테메르 대통령의 대선 행보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낮은 지지율이다.
이달 초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4.3%, 부정적 73.3%, 보통 20.3%, 무응답 2.1%로 나왔다. 테메르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10.3%, 부정적 83.6%, 무응답 6.1%였다.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1980년대 중반 민주화 이후 등장한 역대 정부 가운데 최악이다.
올해 77세인 테메르는 브라질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테메르는 지난 2016년 중반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끌어내리고 대통령에 취임했다.
지금까지 중도, 우파 진영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인사는 11명이다.
각 정당의 대선 후보는 4월 중 결정되며, TV·라디오를 통한 대선 캠페인은 8월 말부터 시작된다. 대선 1차 투표일은 10월 7일이고,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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