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영장결정까지 피말리는 자택 대기…1년전 朴은 검찰청 대기

입력 2018-03-22 10:55  

MB, 영장결정까지 피말리는 자택 대기…1년전 朴은 검찰청 대기
법원 서류심사만으로 구속 여부 결론…밤늦게까지 이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법원이 당사자에 대한 심문 절차 없이 서류심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판단하기로 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결론이 나오기까지 자택에서 피 말리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하고 검찰도 구인영장을 반환해 형사소송법에 정해진 원칙에 따라 향후 절차 진행을 놓고 고민하던 법원은 22일 그간 진행해 온 서류심사만으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원칙적으로 서류심사 자체는 영장 청구서가 법원에 도착해 영장전담 판사에게 배당된 후부터 이뤄져 왔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거나 검찰청 등 별도 장소에 인치돼 대기하지 않고, 결론이 나올 때까지 자택에서 대기하면 된다.
만약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 의해 자택에서 곧바로 구치소로 이동한다. 영장이 기각되면 긴장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잠자리에 들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자택 대기는 밤늦게까지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범죄사실과 일람표를 포함해 구속영장 청구서의 분량만 A4용지 207쪽에 달하고,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를 설명한 검찰의 의견서는 1천 쪽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터라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동시에 구속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엄중한 결정인 만큼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서류를 검토한 뒤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과 달리 지난해 3월 30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했다.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하게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사례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 제도 도입 이후 가장 긴 기록으로 남은 8시간 40분에 걸쳐 불구속 수사를 호소했다.
오후 7시 11분 심리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준비한 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이동해 자신이 조사를 받았던 10층의 별도 조사실 및 휴게실에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렸다.
박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이튿날인 3월 31일 새벽 3시 3분 구속영장 발부 결정이 나오기까지 8시간 가까이 대기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오전 4시 29분께 검찰 승용차에 수사관들과 함께 타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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