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융썬 회장 "노조와 어떤 시간·장소·방식이든 소통하겠다"
산은 "2대 주주, 채권자로서 불합리한 경영 견제수단 마련"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윤보람 기자 = 금호타이어[073240] 인수를 추진 중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차이융썬(柴永森) 회장은 22일 금호타이어 노사가 체결한 합의를 존중하고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내심을 갖고 금호타이어 노조의 동의를 기다리겠지만 "무한정 기다리지는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차이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호타이어가 노조와 직원과 체결한 합의는 모두 존중할 것"이라며 "단체협약뿐 아니라 모든 협약을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목적은 금호타이어를 소유하거나 기술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파트너가 되려는 것"이라며 "지리자동차가 볼보차를 인수한 사례처럼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독립경영은 본사를 한국에 두고 한국 경영진이 한국 회사법에 따라 경영계획을 결정하고서 주주의 허가를 받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이와 관련해 "국내 경영진을 한국인으로 구성하고, 더블스타는 대주주로서 주주권을 행사하고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부연했다.
이 수석부행장은 "채권단도 2대 주주로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며 "채권자로서 경영의 불합리한 요소를 견제하는 방안을 더블스타와의 계약서에 넣어 견제와 균형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견제수단의 사례로 과도한 배당을 할 때 동의를 받게 하는 조항, 금호타이어의 기술이나 지적재산권을 이전하거나 사용할 때 이를 견제하는 조항 등을 들었다.
이 수석부행장은 배당을 통해 더블스타가 투자할 6천500억원을 회수하려면 "적어도 15년에서 그 이상 걸릴 것"이라며 이른바 '먹튀' 논란을 잠재우려 했다.
<YNAPHOTO path='C0A8CA3D0000016223BFB7070009BF3C_P2.jpeg' id='PCM20180314008393054' title='금호타이어 광주공장' caption='[연합뉴스 자료사진]' />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투입하고 이 자금은 설비나 기술을 향상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금호타이어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큰 규격의 타이어 제품,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공장의 효율성도 높이겠다고 했다.
차이 회장은 자국 내 국유기업 3개사와 함께 인수하는 것이어서 충분한 자금이 있고 이미 인수 자금도 확보됐다고 말했다.
차이 회장은 3년 고용보장이라는 인수 조건에 대해 "이는 국제관례와 산업은행과의 협의에 따라 정한 것"이라며 "3년 뒤에 금호타이어를 다른 데로 옮기는 것(철수)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조와 합의가 안 되면 인수를 포기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지만,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고 답하면서도 "사랑하게 되면 마지막에 함께 하게 될 것"이라며 노조의 동의를 기대했다.
차이 회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라면 노조와 어떤 방식이든, 어떤 시간이든, 어떤 장소이든 소통을 희망한다"며 "더블스타의 이념과 철학은 직원이 우선이어서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금호타이어 노조와 이해 상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법에 따라 파업하는 것은 근로자의 권리"라며 "더블스타는 당연히 한국의 법을 준수한다"고 덧붙였다.
더블스타가 최근 매출액이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서 "상장회사의 자료로, 상장회사는 더블스타 그룹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과잉 캐퍼(생산능력)를 축소하려는 중국 정부 정책에 따라 더블스타가 캐퍼를 60%가량 축소해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성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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